지난달에는 '남북전쟁 원인'에서 노예제 언급 안 했다가 구설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23일)에서 중도 보수의 표심에 기대 승리를 노리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미국인 인종차별주의 국가였던 적이 없었다는 발언을 했다가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남북전쟁 원인에 대해 답변하면서 노예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아 비판을 받은 데 이어, 미국에서 인종 차별이 없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뉴햄프셔주 경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인도계인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저는 제 아이들이 피부색이나 성별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면서 자라길 원치 않는다"라면서 "미국에서는 열심히 노력하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인종차별주의 국가가 아니다"라면서 "미국은 인종차별주의적 국가인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노예제는 1865년 공식적으로 폐지됐으나 그 이후에도 각종 인종 차별이 계속됐고 이는 1960년대 흑인 민권 운동을 촉발하기도 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CNN 타운홀 행사에서 노예제는 과거 헌법에 제도화됐었다는 점 등에 대한 비판성 질문이 나오자 "(독립선언문을) 보면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돼 있다'고 쓰여 있다"라면서 "나는 의도 자체는 (인종 차별을 하지 않고) 옳은 일을 하려던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이 문제를 고쳐야 했느냐"고 반문한 뒤 "맞다. 그러나 나는 의도 자체가 미국을 인종차별주의 국가로 만들려는 것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CNN 뉴스 등이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와 관련, 헤일리 캠프 대변인은 "미국에 인종차별은 항상 있었지만, 미국 자체가 인종차별주의 국가인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헤일리 측 해명은 결국 미국에 인종차별이 있었지만 그것은 '현상'이었고, '국책'인 적은 없었다는 취지였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달 27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남북 전쟁 원인을 묻는 유권자의 질문에 대해 "남북전쟁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어떻게 운영되느냐의 문제였다"면서 노예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아 비판받았다.
그는 이후 노예제 문제가 잘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발언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가 더 논란이 된 바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남북전쟁 관련 문답이 논란이 되면서 이후 유세 행사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직접적인 답변을 받지 않는 등 신중한 기조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solec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