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등 유럽 수만 가구 정전…미국서 일주일 새 사망자 90명 육박
비행기 결항에 기차도 멈춰…교통 마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북극 한파와 겨울 폭풍으로 유럽과 미국 등 북반구에서 무더기 정전, 항공편 결항이 속출하고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아일랜드와 잉글랜드 북부, 스코틀랜드 지역에서는 겨울 폭풍 이샤가 몰고 온 강풍 피해가 이어졌다.
영국 전력망 운영사에 따르면 이날 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7천여 가구에서 정전이 일어났다.
태풍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아일랜드에서는 주택과 농장, 회사 등 17만여곳이 전기 없이 저녁을 보냈다고 업체 측이 밝혔다.
이날 오후 태풍 적색 경보가 내려진 아일랜드 해안 도시 골웨이에서는 도시 중앙 광장 인근의 한 호텔 건물 위에 있던 철제 시계탑이 길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저녁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 공항에서는 비행기 102여대가 결항 됐으며 더블린으로 향하던 비행기 27대가 경로를 틀어 다른 공항에 착륙했다.
강한 돌풍으로 인한 감전 등 사고 우려에 기차도 멈춰 섰다.
영국의 철도 공단인 네트워크레일은 이날 저녁부터 월요일까지 스코틀랜드에서 모든 철로를 폐쇄하고 기차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매년 30여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등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기간이 길어지고 위력이 강해 피해 규모가 컸다.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저녁 영국 전역에 불어닥친 바람의 풍속은 시속 약 117∼144㎞에 달했던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은 이튿날인 22일까지 일부 지역에서 강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영국에는 지난해 말부터 폭우와 홍수 등 이상기후 현상도 이어지면서 험난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인근 국가들도 긴장 중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은 오는 22일 태풍 이샤가 네덜란드에 상륙할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이날 예정된 비행 130여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내내 강한 눈보라가 몰아친 미국에서는 최소 89명이 날씨로 인한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이날 전했다.
극심한 눈보라로 비상이 걸린 테네시와 오리건주에서는 각각 25명·16명이 사망해 인명 피해가 가장 컸다.
이 중에는 지난 17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강한 바람에 무너진 송전선이 이동 중이던 차를 덮쳐 타고 있던 승객 3명이 감전사한 일도 포함됐다.
시애틀에서는 나흘 사이에 노숙인으로 추정되는 이들 5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 전역에서는 이번 주 중반까지 영하권의 강한 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북부 일부 지역의 기온은 영하 34도까지 떨어졌다가 이번 주 중반 기온이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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