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기준 현금성 자산 1천400억원으로 늘어
"올해도 흐름 좋아… 1분기 첫 영업이익 흑자 목표"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는 지난해 12월 세금·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2015년 1월 회사 설립 이래 9년 만에 달성한 EBITDA 기준 첫 월간 흑자다. 상각 전 영업이익은 2022년 12월과 비교하면 1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는 일시적 효과가 아닌 구조적인 매출·비용 구조 개선의 결과로, 영업활동을 통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컬리는 설명했다.
특히 직접물류비 개선 성과가 컸다. 지난해 상반기 문을 연 창원·평택 물류센터의 생산성 증대와 송파 물류센터 철수 등을 통해 물류 운영 안정화·최적화를 이뤄 주문 처리비용이 크게 절감됐다.
마케팅비의 효율화도 힘이 됐다.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 도입으로 충성 고객을 다수 확보하는 성과를 냈고 이는 재구매율 증가로 이어져 마케팅비를 줄일 수 있었다고 컬리는 밝혔다.
인건비와 정보기술(IT) 시스템 유지비, 기타 운영비 등 고정비도 2022년 12월 대비 크게 줄었다.
이러한 비용 절감 노력 속에 뷰티컬리와 풀필먼트(통합물류) 서비스 등 신사업이 매출 증대 효과를 내면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됐다.
월 EBITDA 흑자 달성에 힘입어 지난해 말 기준 컬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천400억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120억원 증가했다.
컬리는 자체적으로 벌어들인 현금으로 신규 사업 투자·운영이 가능한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와 3분기 각각 창원·평택 물류센터를 가동하는 등 추가 비용 지출이 있었음에도 경영 효율화로 손실액이 크게 줄었다. 재무구조도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컬리에서는 이번 달에도 이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짐에 따라 첫 분기 EBITDA 흑자도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내부적으로는 올해 1분기 EBITDA 흑자를 넘어 첫 분기 영업흑자를 목표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가 이런 여세를 몰아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할지도 관심사다.
실제 회사 고위 관계자가 최근 한국거래소 접촉도 다시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 내부에선 상장 재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전제 조건으로 분기 EBITDA 흑자 달성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는 2022년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그해 8월 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시장 환경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1월 상장 추진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컬리 관계자는 "기업공개는 언제나 최상위 목표 가운데 하나"라며 "1개 분기 EBITDA 또는 영업이익 흑자 달성이 가시화하면 상장 추진 작업도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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