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바' 셔츠·신분증·美대통령 선물·편지 등 포함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부'로 불리는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유품이 무더기로 뉴욕 경매 매물로 나왔다.
남아공 정부가 이 경매에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그의 유족도 경매를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인 분위기라고 현지 일간지 더스타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의 경매업체 건지즈는 다음 달 22일 만델라 전 대통령의 유품 약 70점의 경매에 부칠 예정이다.
경매업체가 입찰할 유품은 만델라가 1996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을 만났을 때 입었던 '마디바' 셔츠와 1993년 신분증 원본,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 등 미국 대통령에게 받은 선물과 편지, 타조 가죽 서류 가방 등이다.
만델라와 첫째 부인 에블린(사망) 사이의 장녀인 마카지웨는 수익금으로 만델라의 고향인 이스턴케이프주 쿠누 마을에 추모 공원을 조성하고자 경매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결정에 가족 일부가 반대하면서 불화가 야기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손자 음부소와 은다바는 가족으로서 경매와 관련해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고모인 마카지웨의 결정에 불신을 표했다.
음부소는 최근 현지 eNCA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 경매는 가족 전체가 논의하거나 합의한 게 아니다"라며 "고모가 내린 결정으로 경매에 나온 물품 중 일부에 대해 다른 가족이 낙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은다바도 "할아버지의 유품은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속한 것이기도 하다"며 경매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카지웨와 건지스의 만델라 유품 경매는 이번이 첫 시도가 아니다.
이들은 2년 전인 2022년 2월에도 경매를 계획했으나 남아공 정부의 반대로 이를 접었고 법정 소송 끝에 작년 12월 승소, 이번에 다시 경매에 유품을 내놓게 됐다.
남아공 문화재청은 경매를 허가한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지지 코드와 남아공 스포츠문화예술부 장관은 "지금의 남아공이 있기까지 기여한 만델라 전 대통령의 유산은 남아공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이 유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문화재청의 개입을 지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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