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의약품·스포츠 분야 교류도 확대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신흥경제국 협의체인 브릭스(BRICS) 가입을 고민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브릭스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육류 수입을 재개하는 등 경제 교류를 늘려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가 소고기와 양고기 등 남아공 육류 수입을 재개한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남아공의 최대 육류업체인 '카란 비프'는 할랄(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 방식으로 도축한 육류를 사우디로 수출하기 위한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구제역 발생을 이유로 지난 20년간 남아공 육류 수입을 금지해온 사우디는 지난해 8월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의 육류 시장은 20억달러(약 2조7천억원) 규모에 달한다.
사우디가 남아공 육류 수입을 재개한 것은 석유 일변도에서 벗어나 경제를 다각화하고 무역·투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우디는 육류 수입 재개 외에도 남아공과의 경제 교류를 늘리고 있다.
남아공 더반에 본사를 둔 제약사 아스펜 파마케어는 내분비·마취제 제품 분야에서 사우디 기업들과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고기와 양고기 수출 길이 다시 열리면서 가금류를 포함한 다른 농산물의 수출과 관련한 대화도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국영항공사인 '사우디항공'(Saudia)은 지난달 3년 반 동안 중단됐던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직항편 운항을 재개했다.
아울러 양국은 사우디인들이 남아공에서 취업 비자를 더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관련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우디는 매사냥, 승마 같은 스포츠 분야 투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최근 브릭스 회원국으로 가입했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공식 석상에서 번복했다.
지난달 2일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브릭스는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유익하고 중요한 통로"라며 가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달 16일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마지드 알카사비 사우디 상무부 장관은 "사우디는 브릭스에 초대받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가입하지는 않았다"며 이를 뒤집었다.
다만 파이살 알이브라힘 사우디 경제기획부 장관이 최근 사우디가 브릭스 가입과 관련한 의사 결정 과정에 있다고 밝히는 등 사우디가 여전히 브릭스 가입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아공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로 구성된 브릭스는 지난해 8월 정상회의에서 사우디 등 6개국을 신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바 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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