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율 인하 효과 단기에 그쳐…2조 위안 부양 검토는 비관론 반영" 평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책 발표에 25일 상하이종합지수가 22개월 만에 3%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각각 전장 대비 3.03%, 2.62% 오르며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루 상승률 3%를 넘긴 것은 2022년 3월 16일(+3.48%) 이후 처음이며, 선전성분지수 역시 올해 들어 처음 2% 넘게 올랐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 상승률도 2.01%였다.
한국시간 오후 4시 9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1.88%,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2.04% 오른 상태다. 항셍지수는 22일 15,000선 아래로 내려갔다가 3거래일간 8% 넘게 오른 상태다.
이날 범중국 증시 강세에는 전날 발표된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조치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2월 5일부터 예금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려 시장에 장기 유동성 약 1조 위안(약 186조5천억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또 23일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약 2조 위안 규모(약 373조원) 증시 안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증시 부양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우선 지준율 인하의 경우 효과가 길지 않으며, 2020년 이후 사례를 살펴보면 지준율 인하 3개월 후 CSI 300 지수가 4% 가까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IG아시아의 옙준룽 전략가는 "지난해 2차례 지준율 인하에도 경제가 크게 반등하지 못했던 만큼 이번 지준율 인하의 궁극적 효과는 여전히 의문"이라면서도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단기적 효과는 있을 것으로 봤다.
2조 위안 규모 증시 안정책에 대해서도 경제 전반에 비관론이 만연해있음을 반영하며,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지속적으로 반등할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중국 당국이 증시에 대해 이처럼 우려하는 것은 2015년 이후 거의 10년 만이지만, 경기 둔화와 인구 문제 등을 고려하면 그때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지도부는 대규모 부양책으로 단기 성장률을 끌어올린 뒤 부채 등 후유증을 겪었던 과거 실수를 피하고자 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크리스토퍼 배더는 "중국 증시는 명목 경제성장률이 오를 때 랠리를 펼치는 경향이 있다"면서 "개인 및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증시에 10만 위안을 투자했지만 70%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 전 편집장은 최근 "국가가 투자자 보호에 더 신경을 쓰고 걸맞은 보상을 줘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0.03%)와 한국 코스피(+0.03%)는 강보합세였고, 대만 자취안지수(+0.71%)와 호주 S&P/ASX 200지수(+0.48%)는 플러스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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