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작전 구역이 남쪽으로 확대되면서 남단 국경 지역인 라파로 주민 절반 이상이 몰려든 것으로 파악됐다.
25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라파에는 가자지구 피란민 130만명 이상이 머물고 있다. 작년 10월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 중 57% 가까이가 전란을 피해 라파로 들어온 것이다.
OCHA는 "전날에도 가자지구 전역에서 집중적인 포격이 이어졌고 수천명이 라파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도 전날 가자지구 남부 주요 도시인 칸 유니스의 직업 훈련센터가 탱크 공격을 받아 작업장에 불이 났으며 집을 잃고 이곳에 머물던 피란민들은 또다시 라파로 향하는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라파는 유엔이 수백곳의 임시대피소를 꾸리고 텐트를 설치해도 매일 밀려드는 피란민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모자랄 정도로 과밀해졌다.
OCHA는 피란민들이 이처럼 은신처를 옮겨도 안전한 곳이 없다는 점이 심각한 인도주의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라파라고 해서 안전이 보장된 곳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23일 라파 지역에서 차량이 피격돼 팔레스타인인 4명이 사망했고, 라파와 차량으로 20분 거리인 알마와시 지역에서도 같은 날 민간인 차량이 공격을 받아 어린이 1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 4명이 숨졌다.
라파에서 차량으로 20분 정도 거리인 가자 남부의 해안 도시인 알마와시는 이스라엘군이 전쟁 초기부터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해 피란을 유도한 지역이다.
OCHA는 "이스라엘군이 안전 지역이라고 안내했던 가자지구 곳곳에 공습이 이어지면서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 상황"이라며 "라파에서의 적대 행위가 더욱 확대되면 130만명 이상의 주민은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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