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 "안정적 국정 운영" vs 국민당 "정권 견제"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 대만 차기 입법원장(국회의장) 선출을 두고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과 제1야당 국민당이 제3당 민중당을 상대로 구애 중이다.
여소야대로 불리한 입장에 처한 민진당과 총통 선거에 패배한 국민당 모두 입법원장 자리는 의회 주도권을 쥐기 위한 교두보여서다.
입법위원 113명이 선출하는 입법원장은 지난달 13일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51명과 52명을 확보하는 데 그친 민진당과 국민당으로선 자력으로 따낼 수 없는 자리다. 무소속 2명 이외에 8명의 당선자를 낸 민중당이 결정권을 쥐었다.
민진당은 현 입법원장과 부원장인 유시쿤과 차이치창을, 국민당은 입법위원 한궈위와 장치천을 각각 원장·부원장 후보로 냈다.
민중당은 이날 어느 한쪽을 선택할지 아니면 선출 직전까지 결정을 미룰지를 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도저도 아닌 자유투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몸이 달았다.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유시쿤 후보는 전날 민중당 커원저 주석과는 오랜 친구라면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민중당의 지지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민진당이 이미 민중당과 여러 분야 협력 의지를 밝힌 바 있다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비록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민진당 정권 교체를 위해 민중당과 총통·부총통 후보 단일화까지 시도했던 국민당 역시 여러 채널로 설득 작업을 편다.
민진당 정권을 강력하게 견제하고 감독하려면 야당이 입법원장을 차지해야 한다는 논리다.
2020년 총통선거에서 국민당 후보로 출마했던 한궈위 후보의 정치적 역량을 강조한다.
이런 가운데 민중당은 입법원(국회) 개혁 의지를 따지고 있다. 적극적인 개혁에 동참할 정당의 입법원장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얘기다.
대만 여야 모두 민중당의 의회 개혁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민중당은 민진당에 대해선 의구심을 품고 있어 보인다. 2016년 총통선거에서 당시 민진당이 의회 개혁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으나, 8년이 지난 지금 별로 한 일도 없고 변한 것도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국민당은 입법원 차원의 청문회, 국가 주요 인사 동의권 심사권 강화, 입법위원 이익 회피 규범 강화 등의 개혁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민중당과 일정 수준 궤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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