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기관 투자자의 주주권 행사, 경영권 분쟁 심화, 개선된 배당 정책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됐다.
29일 아주기업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4 정기 주주총회 프리뷰'에 따르면 오는 3월 본격적으로 진행될 주총에서 이들 네 가지 주제가 주목할 만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먼저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최고경영자는 기업 경영 전반에 크고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자 추출, 사외이사 포섭, 우호 주주 확보 등을 통해 참호를 구축하고 연임을 도모하는 등의 병폐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업의 사업다각화, 신시장 개척 등 경영 혁신을 통한 성과 창출 및 기업 경쟁력 확보는 등한시하고 최고경영자의 자리 보전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늘 존재하고 있다"고 연구소는 짚었다.
이에 따라 '큰 손'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기금운용본부 내 지배구조개선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방향을 제시하기로 했으며, 금융당국은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 관행'을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소는 "일부에서는 정부·정치권이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개입한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결국 기업 내·외부에서 수긍할 만한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최적의 최고경영자 선임 여부 및 그 과정의 투명성과 정당성으로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소는 "2023년 정기 주총 결과 주주 제안 안건이 거의 부결됨에도 2024년 정기 주총에서 기관 투자자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구소는 "기관 투자자가 현대엘리베이터[017800], 삼성물산[028260], KT&G, 7대 상장 금융지주 등의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 서한을 보냈으며, 일부 기업을 대상으로 주주 제안 안건 상정을 예고했다"고 언급했다.
상법에 따르면 주주 제안은 주총일 6주 전까지 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상장사가 정기 주총을 3월 중순과 하순에 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말∼2월 초 사이에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소는 "일각에서는 (주주 제안을) 단기 투자자를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보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할 수 있다"면서 "기관 투자자는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안건을 제안해 가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올해 정기 주총에서 "기업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금 화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그 예로 금호석유화학, 한국앤컴퍼니[000240], 남양유업[003920], 한미약품그룹 등을 꼽았다.
연구소는 "경영권 분쟁은 기업이 처한 문제점을 해결해 가는 긍정적인 과정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분쟁 주체를 둘러싼 이사진의 경영 전문성과 투명성, 혁신성, 중장기 경영 계획, 법률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건전한 지배구조가 구축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연구소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 원인 중 하나로 주목받아 온 배당 절차 개선에 대한 정관 변경 안건이 다수 상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도 최근 '2024년 정기 주주총회 주요 이슈' 자료를 발간하고 배당 등 주주환원 안건,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이사회의 성별 다양성, 이사의 보수 한도 승인 등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협의회는 "행동주의 펀드는 물론 소액 주주까지 투자 기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주총에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나 주주 제안을 하고 있다"며 "기업은 주주가 납득할 수 있는 정책 및 시스템을 마련해 지배구조보고서, 사업보고서, 자사 웹사이트 등을 통해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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