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중국이 이어도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포함해 동중국해에서 일방적으로 설정한 방공식별구역(ADIZ) 경계선 부근에 군함을 상시 배치하고 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복수의 일본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13년 11월 사전 협의 없이 동중국해에서 일본의 ADIZ와 겹친 공역을 자국의 ADIZ로 설정한 데 이어 2020년께부터는 이 ADIZ 경계선 부근에 해군 군함 3척을 상시 전개하고 있다.
ADIZ는 자국 영공에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선으로,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중국이 설정한 ADIZ는 이어도 상공을 포함하는 등 한국의 ADIZ와도 겹쳐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자사 항공기를 6차례 띄워 확인한 결과, 중국이 설정한 동중국해 ADIZ 경계선 안쪽 약 20㎞, 센카쿠 열도에서는 북동쪽 약 230㎞ 부근에 서 중국 해군의 프리깃함을 포착했다며 이지스함처럼 고성능 레이더를 갖추고 대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장카이2급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초 중국이 ADIZ를 일방적으로 설정할 때는 감시 역량이 낮았지만, 이제는 실효적인 운용을 중시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중국이 ADIZ 주변에 군함을 전개하는 것은 작은 현상 변경을 일상화시켜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센카쿠 열도나 필리핀의 반발을 사는 남중국해 문제에서도 '살라미' 전술을 써왔다고 지적했다.
살라미 전술은 이탈리아식 드라이 소시지 살라미를 얇게 썰듯이 단계적으로 일을 진행하며 목적을 달성하는 방식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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