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경선승리 거의 굳혀…"사실상 대선 선거운동 개시"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양당 대선 후보 자리를 거의 굳히면서 사실상 대선 본선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투표일인 오는 11월 5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이번 대선 선거운동 기간은 역대 대다수 미 대선에 비해 상당히 긴 9개월 가까이가 될 것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8일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뉴햄프셔 예비경선(프라이머리)에서 압승하면서 경선 승리를 거의 기정사실로 했다.
그가 경쟁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 대한 압도적 강세를 향후 경선에서도 이어갈 경우 올겨울이 끝나기 전에 경선을 끝내고 대선 선거운동에 들어갈 수 있다.
또 민주당에는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에 맞선 변변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은 2020년 대선에 비해 4살 더 나이가 든 두 고령 후보 맞대결의 '재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신선한 요소가 없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 모두 다수 유권자에게서 인기가 낮은 상황이다.
하지만 트럼프 진영은 바이든 측과 매일 서로 강도 높은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대선 선거운동을 사실상 시작했다.
공화당은 오는 7월 18일 밀워키에서, 민주당은 오는 8월 22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각각 갖고 대선 후보를 공식 확정한다.
통상 지난 미 대선에서는 경선이 끝난 이후 각 당 전당대회까지 남은 기간에 각 캠프도 가을철 총력전을 앞두고 광고비 '실탄'을 비축하는 등 숨 고르기를 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이 초박빙 구도임을 고려하면 이런 대선 선거운동 '봄방학'은 이번에는 없을 것이라고 NYT는 예상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밋 롬니(공화) 후보 캠프의 선임고문이었던 게일 깃초는 "우리는 이번 대선이 얼마나 박빙인지 봐 왔다"면서 "누구든 편하게 있을 기회가 많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거 이 기간에 대선 후보가 휴식을 취한 경우도 있었지만, 후보가 대중적 관심에서 사라질 경우 위험성은 매우 크다.
무엇보다도 이때 상대 후보에게 광고 등으로 프레임을 선점당하면 이후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의 경우 연임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캠프는 이미 봄철에 상대방 롬니 후보를 부유하고 일반인과 동떨어진 인물로 낙인찍는 광고를 통해 사실상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를 위해 오바마 캠프는 가을철 선거운동 광고에 배정된 예산을 봄철부터 쓰기 시작했다
당시 오바마 캠프의 수석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그들(공화당)이 그(롬니)를 정의하려고 애쓰기도 전에 우리가 이미 그를 정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테랑 선거운동 전문가들은 바이든과 트럼프가 이미 둘의 재대결에 식상한 유권자들을 더 지겹게 만들 위험성이 있더라도 지금부터 풍부한 재원을 활용해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해 밀어붙여야 한다고 관측했다.
바이든의 재선 포기를 촉구하는 등 바이든 재선 운동을 여러 차례 비판해온 액설로드는 "진공이 있으면 누군가 그걸 메울 것"이라며 이미 대선 선거운동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선임고문을 지낸 더글러스 소스닉은 바이든이 지금 전국을 돌면서 지난 대선 그에게 투표했지만 이후 소원해졌을 수 있는 민주당 지지층의 열정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화당 측의 깃초는 "트럼프가 공격하는 입장이 돼 돌아다니면서 바이든을 정의하려 애써야 한다"면서 트럼프가 바이든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캠프의 케빈 무뇨스 대변인은 "조직화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혁신적인 시도, 역사적인 수준의 유료 미디어 프로그램(광고)과 공격적인 지역 유세 일정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의 제이슨 밀러 선임고문은 네바다주의 라티노 유권자층 등 소수 경합주의 핵심 유권자 그룹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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