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리 토끼 잡는다…글로벌 협상력 강화·수출 활로 개척도 도움"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OCI그룹과 이른바 '한 지붕 두 회사' 형태로 통합하기로 한 한미약품 그룹이 29일 통합 이후 한미 그룹의 성장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한미 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통합으로 채무 조기 상환, 신약 라이선스 계약 협상 주도권 확보 등 다양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며 "통합 후 네 마리 토끼를 잡는다"고 포부를 전했다.
한미는 우선 지난해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가 계열사였던 한미헬스케어를 합병하면서 1천300억원대 부채를 떠안은 것과 관련해 "이번 통합으로 유입될 대규모 자산이 한미사이언스 부채를 조기 상환할 토대가 됨으로써 차입금 부담 감소에 따라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주주 가치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고(故) 임성기 창업주 사망 후 상속세 납부를 위해 대주주 가족이 주식담보 대출을 받고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통합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미는 기존 OCI그룹 계열사 부광약품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도 예상했다.
자사 연구개발(R&D)은 대사·비만, 면역·표적 항암, 희소 질환 분야에 집중됐지만, 부광약품[003000]은 우울증, 파킨슨병 등 신경계 질환 분야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파이프라인(개발 중 신약)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R&D 조직에 대한 인위적 개편 없이도 양사 협력을 통해 속도감 있는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영업 부문에서도 한미약품[128940]과 부광약품의 주력 제품 가운데 겹치는 것이 없어 양사 협력 세일즈가 가능하며, 부광약품의 '시린메드' 치약 등 TV 광고 노하우를 한미가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한미는 기대했다.
또 OCI[456040]와 통합으로 수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업 규모를 갖게 돼 글로벌 제약사와 신약 기술 이전 협상에서도 주도권이 커질 것이라며 "원개발사가 자체 개발해 상용화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진 회사라는 점은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지렛대가 된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또, 첨단소재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OCI가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노하우가 한미의 직접 영업 대상국을 확대하는 등 시장 접근과 수출 활로 개척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그룹 측은 "이번 OCI와의 통합으로 창업주 임성기 회장에서 시작된 한미의 정체성과 철학을 공고히 지켜내면서도, 최대 주주 상속세 문제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 우려도 단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한미 정체성과 'R&D에 집중하는 DNA'는 통합 이후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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