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방송과 인터뷰 "관련법 현재 국내 논의중"
징병연령 우크라남성 65만명 유럽 체류 중…獨에만 20만명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러시아와의 전쟁이 길어지며 우크라이나에 추가 징집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한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귀국을 압박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ARD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을 우크라이나로 돌려보내라고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숄츠 총리에게 그들(양심적 병역 거부자)을 빨리 돌려보내라고 요청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우리는 민주주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지 법적인 틀이 필요할 뿐이라며 현재 이 문제가 국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45만∼50만명의 추가 병력을 동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현재 해외에 체류하는 자국 남성을 징집하겠다고 밝혔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달 독일 빌트·벨트TV·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유럽 등지에 체류 중인 25∼60세 자국 남성에게 우크라이나군 징병소에 신고하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메로우 장관은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처벌할 것이라며 "자발적으로 오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관련 내용을 담은 징집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 법안은 입대 가능 연령을 기존 27세에서 25세로 낮추고, 병역 기피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 법안이 내용이 모호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심의를 거부했다.
전쟁 발발 직후 우크라이나 당국은 총동원령을 발령해 성인 남성의 출국을 금지했다. 하지만 일부 우크라이나 남성이 이를 어기고 해외로 거처를 옮겼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현재 징집 대상 연령대의 우크라이나 남성 65만명이 EU와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에 체류 중이다.
독일 내무부에 따르면 독일에 거주하는 18∼60세 우크라이나 남성은 20만명이 넘는다.
이에 대해 마르코 부쉬만 독일 법무장관은 지난달 dpa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병력 동원 문제가 독일에 체류하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쉬만 장관은 "(독일 거주 우크라이나인들에게) 강제 징병이나 의지에 반해 군 복무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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