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군 드론인 줄 알고…미군, 요르단기지 공격에 방어 안 했다(종합)

아군 드론인 줄 알고…미군, 요르단기지 공격에 방어 안 했다(종합)
드론 방어체계는 갖추고 있어…"미 드론 복귀시점에 침투해 식별 못해"


(뉴욕·서울 =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임지우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중동에서 첫 미군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미군이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무인기) 공격을 막지 못한 것은 적군 드론을 아군의 것으로 혼동했기 때문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AP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당국은 공격 당시 미군 소속 드론이 임무 수행 후 기지로 복귀하던 시점에 친이란 민병대가 보낸 드론이 침투하면서 아군기인지 적군기인지 구별하지 못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AP에 따르면 27일 밤 드론 공격을 받은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는 대규모 방공시스템은 없으나 '코요테' 드론 요격기와 같은 드론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이번 공격 당시 이 기지에서는 적군 드론을 격추하려는 방어 시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미군 병사들이 자고 있던 기지 내 컨테이너 주택 한 곳이 그대로 공격을 받았으며 인근 건물에도 파편 등이 튀면서 미군 3명이 죽고 40여명이 다쳤다.
미 국방부는 부상자 40여명 중 대부분은 자상과 타박상을 입었으며 8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방어 실패가 사람의 실수에 따른 결과인지를 묻는 말엔 "미 중부 사령부가 아직 사안을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친이란 민병대의 공격으로 인해 중동 확전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미군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미 백악관이 보복 의지를 천명하는 등 중동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이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이번 공격에 대해 이란이 후원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민병대의 소행이라고 지목하고 보복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앞서 이번 공격과 관련,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조직 '이슬라믹 레지스턴스'(Islamic Resistance)는 요르단과 시리아 국경 지대의 미군기지 4곳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했다고 자처했다.
다만 미 국방부는 이란이 배후에서 이번 공격을 직접 지시했다는 증거를 찾지는 못한 상태다.
이란 측도 이번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다.
미 백악관은 이번 공격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보복 방침을 밝혔으나 이란과의 전쟁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보복 의지를 확인하면서도 "우리는 이란과의 확전(wider war)을 원하지 않으며 지역(중동)에서의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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