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낮은수위 北도발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 경계해야"
수미 테리 "北 오판 않도록 美, 한국 방어준비·의지 보여줘야"
아인혼 "비핵화보다 위험 감소 집중하고 외교 노력 재개해야"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한미 양국이 북한과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교적으로 노력하면서도 확실한 대북 억제력을 과시해야 한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주장했다.
컨설팅회사 매크로 어드바이저리 파트너스의 한반도 전문가 수미 테리는 30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글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아마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그가 잘못 판단해 전쟁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도 한국과의 전쟁이 미국의 군사 개입과 북한 정권의 종말을 의미함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려해야 할 이유가 많긴 하지만 김정은은 어떤 나라도 특히 미국을 상대로는 핵전쟁을 이길 수 없음을 인식하는 합리적인 행위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남한 영해를 향한 미사일 발사와 드론 비행,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등 낮은 수위의 도발을 통해 남한의 보복 대응을 유도하고 이런 상황이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한반도에 평화가 유지되도록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려고 하면서도 (한미동맹의) 군사적 우위와 목적에 대해 오해할 여지가 없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일 협력 강화, 한미 및 한미일 연합훈련 확대, 미군 전략자산 전개 등을 통해 미국이 한국을 방어할 준비가 됐고 그럴 의지가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은 불가피하지 않다"며 "지금은 패닉에 빠질 때가 아니라 북한에 (미국의) 결연함과 힘에 대한 신호를 보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미국평화연구소(USIP) 기고에서 한미가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잠시 내려놓고 위험 감소에 집중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한미가 북한과 남북 군사합의에 담긴 일부 신뢰구축조치 복원과 미사일 시험발사 사전 통지, 위기 대화 채널 구축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전쟁을 피하고 궁극적으로 평화를 달성하려면 억제는 외교와 함께 가야한다"면서 지금까지 북한이 한미의 대화 제의를 거부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외교 노력을 재개해야 할 때가 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더라도 북한을 합법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면 핵 비확산 체제를 훼손할 위험이 있어 안된다고 밝혔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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