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방문서 양국관계 '뜨거운 감자' 꺼내들어
'창의적 해법' 필요하다며 금액 적시 안해 여지 남겨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지난해 총선으로 정권이 교체된 폴란드 정부 신임 외무장관이 독일을 방문해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자국에 끼친 피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3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라도슬라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현지 매체 벨트TV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과거에 대한 윤리적 성찰은 금전적 배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코르스키 장관은 "독일이 2차대전 당시 폴란드에 한 일은 끔찍하고 잔혹했다"면서 "(독일이) 이 고통과 후회를 표현하고 이 시기를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과거에 대한 이런 윤리적 성찰은 금전적 배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며 배상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구체적 액수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취임 후 처음 독일을 방문한 그는 이날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앞두고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독일 지도자들이 '창의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나치 독일 치하에서 폴란드가 겪은 고통을 추모하기 위해 베를린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언급하면서 "이런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의 형태와 관련해 독일 정부가 창의적 방식으로 생각하게 하도록 (독일) 장관들에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러한 요구는 천문학적 배상을 요구하며 독일과 갈등을 빚었던 전 정권에 비해선 크게 완화된 것이라고 이 매체는 진단했다.
작년 10월에서 패배해 야당으로 전락한 폴란드의 민족주의 성향 정당인 법과정의당(PiS)은 2차 대전 당시 숨진 폴란드 시민 520만명에 대한 배상금으로 독일이 1조3천억 유로(한화 약 1천876조 9천140억원)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PiS가 이끄는 전 정부는 실제로 같은 해 독일에 6조2천억 즐로티(약 1천787조원)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가 거부당하기도 했다.
독일은 폴란드가 이미 1953년 동독에 대해 더 이상의 피해배상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던 만큼 전쟁 배상 문제는 이미 종결된 사안이란 입장을 고수 중이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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