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여년만에 최초 내각 인사 탄핵 '성큼'…하원, 내주 본회의 표결 방침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행정부에서 국경 안보 및 불법 이민 문제 대응을 총괄하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하원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회는 31일(현지시간)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안을 찬성 18표, 반대 15표로 가결처리했다.
이는 민주당은 전원 반대, 공화당은 전원 찬성표를 행사했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이민정책 실패를 쟁점화하기 위해 남부 국경에서의 불법이민자 급증을 이유로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을 밀어붙이고 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불법 이민자 문제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 핵심 의제가 되고 있다.
특히 공화당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바이든 행정부 불법이민정책을 집중 공격하고 있어 민주당의 고민이 한층 깊은 상황이다.
하원은 내주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미 하원은 반역, 뇌물, 또는 기타 중대범죄와 경범죄를 저지른 연방정부 관료를 탄핵할 권한이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원 공화당이 새벽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본회의로 넘기면서, 150여년 만에 최초로 내각 인사 탄핵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다만 마요르카스 장관이 실제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탄핵안은 하원 문턱을 넘은 뒤 상원의 탄핵 재판에서 소속 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효력을 발휘한다.
앞서 민주당이 다수당인 상원은 탄핵안 부결을 결의했다.
공화당은 탄핵소추안에서 "마요르카스 장관이 고의적이고 조직적으로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며 공공의 신뢰 위반을 탄핵 이유로 내세웠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공화당이 탄핵을 추진할 헌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면서, 이전 두 차례 회의에서 공화당이 범죄 행위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하원 국토안보위 청문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6장 분량의 입장문을 제출하고 적극 방어에 나섰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그간 제출한 수천건의 문건으로 이미 자신의 무고는 입증됐다면서 "여러분의 거짓 비난이 나를 흔들지 않으며, 내가 수행하고 있는 법 집행과 업무 수행 행위에 있어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탄핵안이 상임위에서 가결된 이후 성명을 통해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철저한 조사로 그가 현재 진행중인 국경 위기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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