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그비·허사이·넷포사 등 中업체들 무더기로 제재 명단에 포함
中외교부 "美야말로 군산복합정책 주요 추진자…국제무역규칙 위배"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정성조 특파원 = 미국 국방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長江存儲科技·YMTC)를 '중국군과 관련된 기업 명단'에 추가했다.
미 국방부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해당 명단에 새로 추가된 기업은 YMTC와 인공지능(AI) 회사 메그비(쾅스커지), 자율주행차 핵심 장비인 라이다 제조업체 허사이, 기술 기업 넷포사 등이다.
미 국방부는 성명에서 "'중국 군사 기업' 명단을 업데이트하는 것은 중국의 군·민 융합 전략을 강조하고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민간 업체처럼 보이는 중국 기업과 대학, 연구 프로그램에서 개발한 첨단 기술이 중국군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명단에 올랐다고 해서 즉각적인 거래 금지 조치가 취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 평판에는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미국 기업과 기관에 이들 중국 기업과의 거래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국방수권법은 미 국방부가 이 명단에 오른 중국 기업과 어떤 거래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미 재무부도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별도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이날 중국삼협집단공사, 중국건설기술, 이투네트워크 테크놀로지, 청두주아브자동화, 청두 M&S 전자기술, 구이저우 항공기술개발, 심천 컨시스 과학&기술 등도 중국군 관련 기업 명단에 새로 포함됐다.
중국은 미국이 '정상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해치고 있다며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이 '국가안보' 개념을 일반화하고, 각종 명목의 차별적 리스트를 만들어 중국 기업을 비합리적으로 탄압하며, 중미의 정상적 경제·무역 협력을 훼손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 행위는 미국이 일관되게 자랑해온 시장경쟁 원칙과 국제무역 규칙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사실 미국 정부야말로 군·민 융합정책의 주요 추진자이고, 수많은 미국의 대형 초국적기업이 군·민 융합체(군산복합체)"라며 "미국의 군·민 융합정책은 제1차 세계대전 이전으로 거슬러올라갈 수 있는데, 미 국방부는 실리콘밸리 등 과학기술 도시에 사무실을 설치하고 첨단 기업이 기술의 군사화를 가속하도록 지도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즉시 차별적 행위를 중단하고 중국 기업의 경영에 공평·공정·비차별 환경을 제공하기를 촉구한다"며 "중국은 본국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계속해서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는 미국에서 직간접적으로 활동하는 군·민간 융합 연관 기업들을 찾아내도록 한 2021년 국방수권법(NDAA) 1260H항 규정에 따라 중국군 관련 기업 명단을 계속 공개하고 있다.
앞서 2022년에는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제조사인 DJI와 중국 최대 유전자 기업 BGI 지노믹스, 중국 국영 열차제조업체인 중궈중처를 명단에 올렸다.
2021년에는 화웨이를 포함한 약 50개 기업이 명단에 포함됐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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