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기조전환 강화 연준, 인하시점은 미뤄…시장은 '5월 예상'

입력 2024-02-01 11:48  

금리 기조전환 강화 연준, 인하시점은 미뤄…시장은 '5월 예상'
금리 선물시장서 5월 인하 가능성, 하루새 85%→95%로 상승
파월 "인플레 승리 선언 전혀 아냐"…일각에서는 3월 인하 기대 여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3월이냐, 5월이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와 관련한 정책 기조 전환을 강화하면서도 조기 금리인하 기대에 실망감을 안긴 가운데, 시장은 3월 대신 5월 인하 가능성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연준은 31일(현지시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낸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적절한 '추가 금리 인상'(additional policy firming) 정도를 결정할 때 긴축적 통화정책의 누적 효과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내용을 삭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연준은 대신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이 있을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도 "적절하다면, 우리는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더 오래 유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이러한 기조를 재확인하고 서두를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승리를 선언하는 게 전혀 아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만큼 둔화를 위해 지표를 더욱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3월 FOMC 회의 때까지 확신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고, "(금리 인하)과정의 시작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결정인 만큼 올바로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연준이 이르면 3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전날까지만 해도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41%로 봤지만, FOMC 회의 이후 35%가량으로 내려갔다. 반면 5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전날의 85%에서 95%로 뛰어올랐다.
현재로선 시장이 3월보다는 5월 인하 가능성을 한층 유력하게 보고 있는 셈이다.
향후에 나올 물가 등 각종 경제지표를 통해 연준이 언제 금리인하에 대한 확신을 가질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미국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1% 떨어져 지난해 9월 21일(-1.64%) 이후 4개월여 만에 가장 낙폭이 컸다.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만큼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다"면서 첫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더 긍정적인 물가 지표가 필요하다고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하지만 임박하지는 않았다는 신호를 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져 대규모 실업을 초래할 가능성, 지나친 기준금리 인하로 인플레이션 문제가 재고조될 가능성 등 두 가지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연준이 노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나올 물가·노동시장 지표로 인해) 연준이 결국 3월 움직임에 충분한 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여전히 3월 금리 인하 전망을 고수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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