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중국 은행산업에서 최대 규모 통합 나서"
2022년에도 7개 성에서 진행…"투명성 가장 취약"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중국이 수백개의 지방 은행들을 합병 하는 식으로 최대 규모의 은행 산업 통폐합 작업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통폐합 작업은 금융 리스크가 커가는 가운데 나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2022년 이후 최소 7개 성에서 지방의 협동조합과 상업은행들의 합병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6조7천억달러(약 9천조원) 규모인 은행 부문의 리스크 해결을 꼽았다.
이는 또 다른 통합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중국 은행 산업은 침체가 심화하는 부동산 시장과 전반적으로 취약한 경제 등 지난 몇 년간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방 협동조합 시스템하에 있는 2천100개 은행의 부실 대출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3.48%에 이른다. 이는 전체 은행 부문의 배 이상이다.
싱크탱크인 상하이금융연구소(SFI)의 류샤오춘 부소장은 "소규모 금융기관 중 리스크가 가장 집중되는 곳이어서 개혁이 더 신속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리스크 해결을 위한 핵심 해법의 하나는 합병과 조직 개편"이라고 말했다.
이들 지방은행 리스크는 정치적으로도 위험성을 키운다.
2022년 중국 중부의 허난성에서는 여러 지방은행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기 사건이 발생해 수백명이 예금을 돌려달라며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브리지워터와 UBS의 애널리스트 출신인 제이슨 베드퍼드는 중국의 농촌 협동조합이 "아마도 은행 시스템에서 투명성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2019년 시장을 뒤흔든 중국 지방은행의 문제를 예측했던 베드퍼드는 또 중국이 2016년과 2022년 은행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약 13%에 해당하는 부실채권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들 문제가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할 리스크는 제한적으로 보이지만 문제가 터질 경우 특정 지역 내에서 매우 파괴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수년 간에 걸친 단속으로 지난해 6월까지 고위험 대출 기관 수는 337개로 절반으로 줄었지만, 이들 중 약 96%는 소규모 지방 상업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이었다.
1950년대 초 처음 설립된 협동조합은 초기에는 사회주의 공동체의 농민들이 서로 자금을 지원하고 공동으로 소유한 기관이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이후 지방 상업은행으로 전환됐다.
이들은 낙후 지역 대출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다수가 낮은 수익, 악화한 자산, 느슨한 운영 구조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2019년 이후 당국이 중소기업에 더 많은 대출을 추진, 더 큰 은행들과 경쟁하게 되면서 더욱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됐다.
블룸버그는 지난 2022년 진행된 통합 과정에서 더 큰 금융기관들이 탄생했지만, 거래가 항상 시장 지향적인 방식으로 이뤄지지는 않아 금융기관이 꼭 더 탄탄해진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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