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대선 앞두고 '이스라엘 편향' 비판하는 진보층·중동계 달래기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스라엘인을 제재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을 추가로 내렸다.
미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서안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새 조치들을 시행하기 위한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국무부와 재무부가 서안에서 벌어진 민간인을 겨냥한 폭력 행위와 관련, 외국 국적자에 대한 제재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며 "여기(제재 대상)에는 민간인에 대한 폭력과 협박, 개인 자산에 대한 압수 및 파괴, 테러 행위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무부와 재무부는 대통령의 행정 명령을 근거로 폭력 행위에 가담한 이스라엘인 4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대상자들은 가자 지구에서 폭력을 행사해 팔레스타인 주민의 목숨을 빼앗은 것을 비롯해 차량과 건물에 불을 지르고 농부 및 이스라엘 활동가들을 직접 공격해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히는 등의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당국자는 "행정 명령이 발효하면 제재 명단에 포함된 모든 개인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이 해당 대상과 재화나 서비스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면서 "해당 대상의 미국 입국도 금지된다"고 부연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명령 발표 직후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서안에서 극단주의자들의 폭력 행위에 우려를 표해 왔다"며 "이는 중동 지역 평화와 안보에 큰 위협이었는데, 이번 행정 명령으로 해당 행위에 대한 금융 제재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제재와 관련해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같은 해 11월 서안에서 폭력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행정부 명령을 발표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서안에서 폭력 행위에 가담한 이스라엘인에 대한 비자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올해 재선 도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력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미국 내 진보층과 중동계 민심의 이반에 직면한 상황이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