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중국 지리에 전기차 자회사 폴스타 넘기기로
비용 많이 들고 시장 침체로 소형 업체 더 어려워져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글로벌 전기차 산업의 재편(shakeout)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번에는 스웨덴 자동차업체 볼보의 고급 전기차 부문 자회사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폴스타(Polestar)가 입길에 올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볼보는 이날 폴스타에 대한 자금 투입을 중단하고 자사 최대 주주인 중국 지리차에 책임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볼보는 현재 폴스타 지분 약 48%를 보유하고 있다. 또 지리차는 지난 2010년 볼보를 인수해 현재 약 8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지리차로서는 볼보의 재정적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볼보가 보유한 폴스타 지분 상당수를 인수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볼보는 지난해에는 경영에 애로를 겪는 폴스타의 직원 약 1천300명을 내보냈다. 새로운 전기차 모델인 EX90의 출시도 소프트웨어 문제로 연기했다.
폴스타는 2025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전에 추가로 13억달러(1조7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주가가 2022년 6월 데뷔 이후 87%나 폭락해 신규 펀딩에 제약을 받고 있다.
볼보 측은 "지리는 계속해서 폴스타에 전적인 운영 및 재정 지원을 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볼보는 더는 폴스타에 추가로 자금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리차로서는 수출 확대와 함께 볼보와 스마트, 로터스 등 보유한 서방 유명 브랜드 전반에 걸쳐 규모의 경제를 목표로 하는데, 폴스타마저 통제함으로써 투자와 기술 공유를 간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폴스타 문제는 전기차 산업에 "재편의 시기"를 알리고 있다며 최근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에 1조2천억달러(약 1천600조원) 이상을 투자한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 스타트업 및 투자자들은 손실 축소를 위해 점점 더 어려운 결정에 직면해 있다.
폴스타와 다른 소규모 업체들의 경영난은 엄청난 전기차 개발 비용 부담을 노출시키고 있으며, 이는 결국 자금이 풍부한 회사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수요 둔화마저 나타나면서 취약한 업체들로서는 시장에서 퇴출당하거나 혹은 통합의 흐름을 타도록 압박을 받게 됐다.
공급망 정보제공업체인 SC 인사이츠(SC Insights)의 공동 창업자 앤디 레이랜드는 로이터에 "확실히 대전환의 시기"라며 "전기차 스타트업은 어떻게 수익성을 높이고 대형 및 중국 업체들과 어떻게 경쟁할지를 보여주기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리비안과 피스커, 어라이벌, 엑스펭(Xpeng), 루시드를 포함한 전기차 스타트업 모두 늘어가는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에서는 가격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피스커의 경우 지난달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해 채무 거래 조건에 대해 재협상했다.
이밖에 르노는 최근 시장 여건을 이유로 전기차 부문 암페어(Ampere)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배터리 부문 자회사 파워코(PowerCo)의 기존 IPO 계획에서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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