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 예정 재판 취소…'면책특권 주장' 항소심 영향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3월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뒤집기 혐의 관련 재판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타냐 처트칸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의혹과 관련한 3월 4일 공판 일정을 취소했다. 신규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며 사건이 해당 법원으로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겠다고만 말했다.
이번 결정은 면책특권을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주장이 연방항소법원에 계류 중인 가운데 나온 것으로, 일찍이 1심 재판은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미 대선 불복 및 개표 방해 시도, '1·6 의회 폭동' 선동 등의 혐의로 지난해 8월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관련 4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그리고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서 재임 기간 공무상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 특권이 있다며 재판부에 혐의 기각을 요청했다.
미국에선 연방대법원 판례에 따라 재임 중 공무 행위에 대해 민사상 책임은 면한다고 보지만, 대통령의 면책이 형사 소추에도 적용되는지는 명확한 판례가 없다.
처트칸 판사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각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고했고, 이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법정 절차를 모두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워싱턴DC 항소법원 재판부는 지난달 9일 이에 관한 구두 변론을 들었으나 언제 결정을 내릴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면책특권 적용 요청이 또다시 기각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를 연방대법원까지 끌고 갈 것이고, 이 경우 추가 지연이 불가피하다.
재판 일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나 그를 기소한 잭 스미스 연방 특별검사에게나 모두 중요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 91개 혐의로 4차례 형소 기소된 상태다. 그중 가장 인화성이 강한 것이 스미스 특검이 기소한 1·6 의회 폭동 관련 대선 불복·방해 혐의다.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선두주자인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 재판을 최대한 지연시키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특검은 대선 전에 그를 기소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사건이 계류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법무부에서 기각을 종용할 가능성이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셀프 사면'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따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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