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제 강점기에 동원된 조선인 136명이 일본의 해저 탄광에서 목숨을 잃은 조세이(長生) 탄광 참사 82주년 추도식이 3일 현지에서 열렸다.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水非常)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은 이날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 탄광 부근에서 한국 유족과 일본 시민 등 약 130명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조세이 탄광 참사는 1942년 2월 3일 우베시 해안에서 약 1㎞ 떨어진 해저 지하 갱도에서 발생했다.
갱도 누수로 시작된 이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 등 모두 183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희생자 수습과 사고 경위를 둘러싼 진상 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추모비에 묵념하고 헌화했다.
양 현(76) 한국유족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적극적인 탐사를 하면 유골 발굴이 가능하다"며 "유골 수습은 한국과 일본이 발전적인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호소했다.
추도식을 주최한 이노우에 요코(井上洋子·73) 모임 공동대표는 유해 발굴 조사를 위해 "올해 중 갱도의 입구를 열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유족들의 유골 발굴 요청에 줄곧 "어렵다"며 거부 입장을 보여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도 "매몰 위치나 깊이가 분명하지 않다"며 발굴 조사에 난색을 표명했다.
ev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