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당시 파월에 금리인하 압박하며 갈등
"파월, 민주당 당선시키기 위해 금리 낮출 것" 주장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재집권하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재임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선공개된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정치적"이라고 비난하면서 민주당을 돕기 위해 금리 인하를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6년 파월 의장의 임기가 만료된 이후에 그를 재임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인플레이션'을 놓쳤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동이 에너지 가격을 다시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동에서는 폭탄이 여기저기 떨어지고 선박들이 계속 공격당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유가가 크게 급등할 수 있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파월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사람들을 당선시키려 금리를 낮추려 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돕기 위해 아마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공화당의 조지 H.W.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부 차관보와 차관을 지냈으며,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연준 이사에 올랐다.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2018년 2월부터 연준 의장을 맡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노골적인 기준 금리 인하 요구에 맞서 종종 마찰을 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연준이 금리를 낮추지 않아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경기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곤 했다.
이후 파월 의장은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 제로금리 정책을 단행하는 과감함으로 위기 극복에 일조했다는 평을 받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2년 파월 의장 유임을 발표했다.
파월 의장이 유임된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놀랐다면서 파월이 정책 결정을 할 때 "좋든 나쁘든 항상 늦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연준 의장직은 임기가 4년이지만, 유임이 흔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닛 옐런 당시 연준 의장을 유임시키지 않고 파월로 교체했지만 벤 버냉키, 폴 볼커 등은 유임했고 앨런 그린스펀의 경우 18년간 연준 의장 자리를 지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을 대신할 연준 의장이 누구인지 질문에는 "두 가지 정도 선택지가 있다"면서도 "지금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현재 바이든 정부 하에서 경제가 좋지 않은데 미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내가 당선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 증시는 새해 들어 금리인하에 대한 낙관적 기대와 빅테크(대형기술기업)들의 호실적 등에 힘입어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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