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인권탄압 비판 속…"해외매체, 中매체와 달리 취재 제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서방으로부터 인권 탄압 의혹을 받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가 처음으로 지역 연례 정치행사에 외국 매체와 외교관을 초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장자치구 정부는 지난달 29일 우루무치에서 열린 신장 지역 양회(兩會·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개회식에 외국 매체를 초대했다.
이에 따라 SCMP를 비롯한 홍콩·마카오 지역 매체 10곳과 튀르키예,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4개 국가의 매체 각 한곳이 기자를 현지에 파견했다.
신장자치구 정부는 현지 양회에 해외 매체를 초대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자는 양회 개회식을 포함해 신장 정부가 주최하는 몇몇 행사를 취재하는 미디어 투어에 초대됐다.
이와 함께 벨라루스와 파키스탄, 이란,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중국 주재 8개국 대사관의 대표도 초대돼 우루무치에 왔다. 이들 8개국은 모두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회원국이다.
SCMP는 "외교관들이 신장지역 양회에 초대된 것도 처음"이라며 "신장이 외부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려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한 신장 관리는 SCMP에 주중 미국대사관 대표들도 초대했지만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관리는 이어 여러 해외 매체를 초대하고자 했다면서도 그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날 신장일보는 "초대된 외국 매체들이 테러리즘과 싸우고 안정을 유지하려는 신장의 노력을 세계가 객관적으로 인식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본토 매체들만 양회의 특정 패널과 토론에 전면 접근이 가능했고 해외 매체들의 취재는 분명히 제한됐다고 SCMP는 지적했다.
이어 해외 매체들은 회의장의 발코니에 앉아 회의 참석자들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인구 2천585만명의 신장자치구에는 위구르인을 중심으로 1천493만명의 소수민족이 산다.
서방은 중국 당국이 신장 지역에서 100만명의 무슬림을 강제 노동 수용소에 가두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에르킨 투니야즈 신장자치구 주석 등 이 지역의 여러 관리를 제재 목록에 올렸다.
또 2022년 6월 발효된 미국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은 미국 땅에 강제노동의 산물로 의심되는 신장산 제품의 수입을 막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인권 탄압 의혹을 부인하면서 신장 지역의 정책은 테러와 극단주의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반박한다.
이번 신장 양회에서도 현지 인민정치협상회(정협)의 주석은 지난해 정협이 미국의 위구르 관련 부당한 입법에 관해 엄중한 성명을 발표하며 국가의 이익을 결연히 수호했다고 밝혔다.
SCMP는 "신장 지역이 테러리스트의 공격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안보는 중요한 의제로 남아있다"며 신장 정부도 양회 업무보고에서 사회적 안정 유지를 위한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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