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112명 사망·수백명 실종…통행금지·군대 투입해 소방
해안 휴양도시들 위협…2010년 대지진 이래 최악의 재난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남미 칠레 중부를 휩쓴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고 실종자가 수백명에 이르면서 인적, 물적 피해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칠레 중부 발파라이소주(州) 페뉴엘라 호수 보호구역 인근에서 신고가 접수된 이래 이날까지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112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종자도 수백명에 이르면서 향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강풍과 건조한 날씨로 불길이 삽시간에 번지면서 산불은 이제 해안에 있는 관광 휴양 도시 비냐델마르와 발파라이소를 위협하고 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 서쪽에 있는 이 두 도시의 외곽 지역 인구는 100만명이 넘는다.
로이터가 비냐델마르 지역을 촬영한 드론 영상에는 화마가 지역 전체를 태워 주민들은 불타버린 주택 잔해를 뒤지고 거리에는 그슬린 차량이 버려져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또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들에는 산비탈에서 타오르는 불길이 발파라이소 지역의 아파트 단지들에 가까워지는 모습이 담겼다.
칠레 당국은 이들 최대 피해 지역에 오후 9시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소방관들의 화재 진압을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는 한편 헬리콥터를 동원해 공중에서 물을 분사하고 있다.
마누엘 몬살베 칠레 내무부 차관은 이날 칠레 전역에서 165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비냐델마르와 킬푸에에서만 1만4천채의 주택이 피해를 봤다고 추산했다.
이번 산불 피해는 2010년 500명의 사망자를 낸 대지진 이래 칠레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되게 됐다. 칠레에서는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27명이 숨진 바 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메시지에서 5일부터 이틀간의 국가 애도의 날을 선포하고 "칠레는 대규모 비극에 직면해 있다"면서 더 나쁜 소식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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