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대체 시장으로 떠올라…주가 10개월간 33% 상승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중국 정부의 대규모 주식시장 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정책에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중국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또 다른 인구 대국 인도가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5일 (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폭락세를 보인 중국 증시는 이날도 약세로 시작했다.
소형주 지수로 사용되는 CSI 1000지수는 장중 8%까지 떨어졌다. 이 지수 구성 종목 1000개 가운데 984개가 오전 장을 하락세로 마감했다.
대형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장중 2.1% 하락했다가 회복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3.6%가량 떨어졌다가 낙폭이 절반 정도로 줄었다.
중국과 홍콩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 2021년 정점 이후 약 7조 달러(약 9천324조 원)어치가 사라졌다. 장기적인 부동산 침체와 부진한 경제, 미국과의 갈등이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최근 중국 당국이 증시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어떻게 부양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내용이 거의 없어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 주식 포트폴리오 전문가 켄 웡은 "정부 지원이 대형주들에 쏠릴 것으로 투자자들이 예상하면서 중형주와 소형주에 대한 매도 압력은 거세지고 있다"면서 "대형주를 사고 중·소형주는 매도하는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스노우볼 파생상품이 기본 벤치마크로 자주 사용하는 CSI 1000지수가 원금손실 수준인 '녹인'(knock-in) 상태에 도달하면서 매도 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증시 부진으로 담보로 맡긴 주식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증거금 부족으로 강제 매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이런 급락세가 바닥의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롱취안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 쉬젠 펀드 매니저는 "우리는 지금 피비린내 나는 투매장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겁낼 게 없다. 우리 모두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증시가 외면받는 사이에 인도 증시가 대체 투자처로 떠올랐다.
인도 정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개월간 인도의 대표 주가지수인 NSE 니프티 50지수는 33%가량 올랐다. 2023년에만 해외 투자금 200억 달러(약 27조 원)가 인도증시로 흘러 들어갔다.
곧 있을 올해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가 이례적으로 3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M&G 인베스트먼트의 비카스 페르샤드 아시아 주식 매니저는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르고 선거도 다가오지만 인도는 여전히 장기 투자자들에게 좋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규모가 월평균 20억 달러(약 2조6천억 원)수준이며, 인도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증가추세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22,000포인트 수준인 니프티 지수가 올해 말까지 23,500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인도의 ICICI 증권은 14% 가까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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