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8월 25일 실시안 표결 예정…야권 '헌법적 쿠데타' 반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갑작스러운 대통령 선거 연기 결정으로 혼란이 이어지는 세네갈의 의회가 5일(현지시간) 현 대통령 임기를 차기 대통령 취임 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세네갈 의회는 이날 이달 25일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를 6개월 연기해 8월 25일에 실시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안건에는 마키 살 현 대통령의 임기를 후임자가 선출돼 취임할 때까지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건은 세네갈 의원 165명 중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살 대통령의 대선 연기 결정에 따른 정치적인 후폭풍과 전날 거리 시위 등을 고려할 때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AFP 통신은 전망했다.
살 대통령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하루 앞둔 3일 대국민 연설에서 새로운 선거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대선 연기 결정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같은 전격적인 발표에 야권 등은 '헌법적 쿠데타', '민주주의 퇴보'라며 강력히 반발했고 대선 연기에 반발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헌법위원회가 발표한 대선 최종 후보 20명의 명단에 여권 연합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야당 파스테프(PASTEF)의 우스만 송코 대표의 이름이 빠져 야권이 반발했다.
아프리카연합(AU)은 세네갈에 조속한 대선 실시를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무사 파키 마하마트 A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세네갈은 국가적 화합을 통해 투명하고 평화롭게 가능한 한 빨리 대선을 조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1960년 독립 이후 쿠데타가 없었던 세네갈은 서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 모범 국가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송코 대표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이후 그의 대선 후보 자격 등을 둘러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선이 연기된 것도 1963년 대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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