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작년 연간 물가상승률이 200%를 넘었던 아르헨티나에서 새해 들어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마저 눈에 띠게 줄어들면서 아르헨티나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경기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소기업연맹(CAME)은 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1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6.4% 하락했고, 작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28.5%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클라린, 암비토, 인포바에 등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이날 소매 판매 급감을 보도하면서 아르헨티나 경제가 높은 물가 상승과 소비 하락이라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인들은 시민들의 소매상점 방문이 줄었으며, 거래도 적어 "최악의 1월"이었다고 평가했다고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전했다..
CAME에 따르면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것은 약(-45.85%)과 식품·음료수(-37.1%)로, 전문가들은 불경기에도 약과 식품은 소비를 줄이지 않는다는 불문율도 깨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류기업가단체(CIAI)의 클라우디오 드레스처 회장은 인포바에와의 인터뷰에서 "의류업 1월 판매도 최소 30%에서 40%까지 하락했다"고 말했다.
기업가들은 이미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고 대중교통비, 학비, 의료보험 등이 곧 인상될 예정이지만 소비자들은 이러한 물가 급등을 아직 실질적으로 못 느끼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소비 하락은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아르헨티나 언론 페르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은 211.4%를 기록해, 레바논(211%), 베네수엘라(193%)를 제치고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12월 월간 물가상승률이 25.5%를 기록한 뒤 급격한 소비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1월 물가 상승세는 20% 수준으로 다소 둔화한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하지만, 2월엔 대중교통비(250%), 건강보험비(30%), 전기세(120%) 등 각종 요금 인상이 예고돼 있어 소비가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말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아르헨티나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250.6%로 상향 수정했으며, 경제성장률은 -2.3%로 하향 조정해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경제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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