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수주잔고 400조원 이상…주주가치 제고 위해 자사주 전량 소각
올해 설비투자 9조원 집행…"SK온, 추가 수주 논의 구체화하는 중"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임기창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이 지난해 정제마진 하락 등의 여파로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1조9천39억원으로 전년보다 51.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은 77조2천885억원으로 전년 대비 0.98% 감소했다. 순이익은 5천463억원으로 71.17%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2023년 연간 매출액은 12조8천97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특히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으로부터의 수주 확대에 힘입어 2023년 말 수주 잔고는 400조원 이상을 달성해 중장기 가동률과 수익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의 작년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5천818억원이다.
사업별로 보면 석유 사업은 연간 매출 47조5천506억원, 영업이익 8천109억원을, 화학 사업은 매출 10조7천442억원, 영업이익 5천165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은 매출 4조6천928억원, 영업이익 9천978억원, 석유개발 사업은 매출 1조1천261억원, 영업이익 3천683억원, 소재 사업은 매출 1천928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726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7천649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19조5천293억원과 109억원이었다.
작년 4분기 실적을 사업별로 보면 석유 사업은 정제마진 약세,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영향 등으로 매출 12조8천780억원, 영업손실 1천652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화학 사업은 제품 스프레드 하락에 따른 마진 감소, 정기보수에 따른 물량감소 등으로 매출 2조4천520억원, 영업이익 4억원에 그쳤다.
윤활유 사업은 매출 1조942억원, 영업이익 2천170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효과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배터리 사업은 매출 2조7천231억원, 영업손실 186억원을 기록했다. 메탈가 하락 등에 따른 역래깅 효과에도 수율 향상 등 생산성 개선과 법인 비용 절감에 따른 원가 감소 효과로 영업 손실률을 최소화했다.
석유개발 사업은 매출 3천100억원, 영업이익 1천71억원을, 소재사업은 매출 500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석유 사업은 OPEC플러스(OPEC+) 추가 감산 대응 가능성,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화학 사업은 중국 대형 설비의 고율 가동 등에 힘입어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윤활유 사업은 동절기 비수기가 끝난 뒤 스프레드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개발 사업과 관련해선 중국 17/03 광구의 본격적인 원유 생산량 증대에 따른 외형·이익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의 경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둔화세에도 수익성 집중을 통한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하반기 이후 미국 중심의 본격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소재 사업은 불확실한 전방산업 수요 전망에도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단기적으로 전기차 수요 성장 둔화 영향을 받겠으나 올해에도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한 신규 수주를 통해 성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정아 SK온 IR담당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다른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과 신규 수주를 지속 추진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추가 수주 논의가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담당은 헝가리와 중국 공장 증설에 따른 수율 안정화를 조기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다른 사이트에서 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코어 팀'을 초반에 집중 투입해 체계적으로 램프업(생산량 확대)을 진행할 것"이라며 "기존 계획 대비 수율 안정화 기간을 2개월 이상 단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투자 기조를 신중하게 유지하되 9조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캐펙스)를 집행할 계획이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볼 때 올해 설비투자 집행계획은 약 9조원 정도"라며 "이번에 예정된 투자가 이뤄지고 나면 2025년부터는 설비투자가 현저한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배터리 부문에 7조5천억원, 그외 다른 부문에 1조5천억원 규모로 집행될 예정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2023년 회계연도에 대해 현금·현물 배당을 대신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자사주를 이사회 결의에 따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각 물량은 총 491만9천974주로 장부가 기준 7천936억원 규모다. 이는 기존 발표한 배당성향 30%를 웃도는 주주환원정책으로, 작년 실적 기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319%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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