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선 후보 소송 제기 방침…당분간 혼란 전망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세네갈 대선이 예정보다 열 달 미뤄져 12월15일 치러지게 됐다.
6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르솔레이 등에 따르면 세네갈 의회는 전날 저녁 애초 이달 25일이던 대선일을 12월15일로 연기하고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마키 살 대통령을 유임시키는 법안을 의결했다.
살 대통령의 임기는 4월2일까지였다.
처음 상정된 법안은 새 대선 날짜를 8월 25일로 정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12월 15일로 수정된 법안이 의원 165명 가운데 105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투표 과정에서 10여명의 야당 의원이 대선 연기에 반대하며 의장석을 점거해 2시간 넘게 지체되기도 했으나 방호원에 의해 밖으로 쫓겨난 뒤 투표가 이뤄졌다.
살 대통령은 지난 3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돌연 대선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혼란스러운 상황들을 빌미로 한 선거 전후 소송이 제기되면 선거의 신뢰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연기 이유를 설명하고 3선엔 도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나 야권 등은 '헌법적 쿠데타'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의회가 재빨리 새 대선 날짜를 공표했으나 일방적인 대선 연기에 세네갈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의회의 대선 연기 법안 논의와 투표가 이뤄지는 동안 수도 다카르의 의회 밖에서는 대선 연기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강경 진압했다.
정부는 폭력을 조장하는 메시지가 유포된다는 이유로 모바일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고 시위 상황을 보도한 민간 방송사 왈프TV의 면허를 취소하기도 했다.
20명의 최종 대선 후보 중 최소 3명이 법적 이의를 제기했고 또 다른 2명의 후보는 법원을 통해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헌법위원회가 발표한 대선 최종 후보 20명의 명단에 야당 유력 주자인 파스테프(PASTEF)의 우스만 송코 대표와 압둘라예 와드 전 대통령의 아들인 카림 와드의 이름이 빠졌을 때부터 논란이 본격화했다.
다만 이중국적 문제로 최종 후보에서 제외된 와드 진영은 대선 연기를 환영하는 입장으로, 전날 의회 법안도 이들이 여당의 지지를 받아 제출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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