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성냥 아니네?…8년 쌓은 에펠탑 기네스북 등재 실패

입력 2024-02-06 19:09   수정 2024-02-07 11:09

시판 성냥 아니네?…8년 쌓은 에펠탑 기네스북 등재 실패
제작시간 줄이려 성냥 제조업체서 머리 없이 몸통만 주문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의 한 모형 제작자가 8년의 세월을 들여 성냥개비로 가장 높은 에펠탑을 만들었으나 기네스북 등재에 실패했다.
에펠탑 모형 제작에 쓰인 성냥에 유황 머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6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남서부 샤랑트마리팀에 사는 리샤르 플로씨는 성냥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펠탑을 만들기 위해 지난 8년간 4천200시간을 들였다.
그 결과 지난달 초 7.19m 높이의 성냥 에펠탑을 완성했다.
종전 기네스 신기록은 레바논인이 세운 6.53m 높이의 에펠탑이다.
플로씨는 자신이 당연히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생각하고 기네스북에 등재를 신청했으나 결과는 '꽝'이었다.
기네스북 심사위원단은 플로씨가 시중에서 판매하는 성냥으로 에펠탑을 만든 게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기록을 무효로 처리했다.
플로씨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프랑스의 한 성냥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성냥을 공급받았다.
모형 제작 과정에서 성냥 머리의 유황을 일일이 긁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아예 머리가 없는 성냥 몸통만 구입했다.
심사 결과를 받아 든 플로씨는 "실망스럽고 이해할 수 없고 공정하지도 않다"며 "무엇보다 속상한 건 그들이 제 작품과 그 작품에 들어간 시간, 그 안에 담긴 생각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플로씨는 심사위원단 결정에 이의제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으나 기네스북 측이 이에 대응할 의무는 없어 결과가 달라지진 않을 전망이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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