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추가 핵실험 여부, 한반도 상황에 달려…한미, 특히 전적으로 미국 책임"
타스통신 인터뷰…한미 확장 억제, 미국 전략폭격기 전개 등 거론하며 한미탓
"북러, 상호관광 촉진 등 푸틴 방북시 서명할 합의문 준비 중…매우 좋은 패키지"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역내에서 도발적인 움직임을 지속해 나간다면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하는 결정을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7일 보도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특히 북한 핵실험이 현실화될 경우 그 책임은 한미, 특히 미국에 있다고 전가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 지원 등과 맞물려 북한과 밀착 행보를 가속하는 러시아측이 최근 들어 거칠고 위협적 언사를 쏟아내며 북한 편에서 한미 동맹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마체고라 대사는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서방 국가들 및 유엔 사무국 당국자들은 여기(북한)에서 제7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선험적으로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에 대해 그러한 레토릭(수사)는 순전한 "추측"이라고 일축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나는 북한에서 추가 핵실험이 이뤄질지 여부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간 확장 억제 또는 북한(DPRK)을 향한 다른 도발적 조치들이 계속된다면, 또는 미 공군의 전략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계속 날아다닌다면 북한 지도부가 자국의 방위력 추가 증강을 위해 신규 핵실험을 하기로 결정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특히 이러한 반갑지 않은 국면 전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워싱턴(미국 정부)에 있고" 서울(한국 정부)에도 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여기서 후자(한국 정부)의 책임은 덜하다고 인정했다고 타스 통신은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답방 문제와 관련, 마체고라 대사는 북러가 양국간 상호 관광 활성화 등 푸틴 대통령의 방북시 서명할 공동 문건에 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방북을 위한) 합의는 방북 계기에 서명될 공동 문건에 대한 작업으로 귀결된다"며 "매우 훌륭한 패키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패키지에 포함된 문서 중 하나로, 현재 진행 중이고 서명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양국) 국민간 상호 관광에 대한 합의"라며 "우리는 북한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가장 편안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시기와 관련해선 "타이밍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로이터통신은 마체고라 대사가 양국간 관광 활성화에 대한 합의를 빼고는 다른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마체고라 대사가 "현재 준비는 방북 기간 서명될 예정인 공동 문건에 대한 작업에 국한돼 있다"고 언급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달 크렘린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초청에 따른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며, 그 시기는 3월 러시아 대선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북러 밀착 움직임과 관련, 러시아가 유엔 대북 제재에도 북한 동결 자금을 일부 해제하고 자국 은행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날 보도하기도 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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