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계연도 40조원 순익 전망…미 전기차 공장 추가 투자
'전기차 투자 축소' 포드, 4분기 매출 예상보다 크게 늘어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는 사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에 날개를 달았다.
도요타는 6일(이하 현지시간) 모든 주요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랑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오는 3월로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에 기록적인 303억달러(40조원)의 순이익을 예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도요타 주가도 이날 도쿄시장에서 4.8% 상승해 사상 최고치로 거래를 마쳤고 7일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도 8% 가까이 올랐다.
미야자키 요이치 도요타 수석 부사장은 이날 하이브리드 판매가 예상을 뛰어넘었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미야자키는 또 "하이브리드는 탄소중립 달성에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2025년쯤에는 판매 대수가 500만 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90년대 후반 하이브리드를 개척한 도요타는 지난해 약 340만 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해 전년도 260만대보다 크게 늘었다.
도요타는 북미 지역에서 지난해 12월까지 9개월간 가장 큰 성장을 기록했으며, 이곳의 판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자동차 정보 사이트 에드먼즈(Edmund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약 140만 대의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판매됐다. 이에 비해 전기차는 110만 대에 그쳤다. 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에 비해 63% 증가했고, 전기차는 51% 늘었다.
도요타와 혼다 등 하이브리드에 강한 일본 자동차 제조사의 경영진은 경쟁사의 빠른 추격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일본 업체들이 순수 가솔린 차와 하이브리드 차의 이익 폭을 동등하게 맞추는 데만 약 20년이 걸렸다는 것이다.
이처럼 하이브리드 차량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그동안 순수 전기차로 전환을 서두르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도 이제 생각을 다시 하고 있다.
GM은 지난주 딜러들의 압력으로 인해 북미 지역에서 일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포드도 향후 5년 동안 하이브리드 판매를 4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일본 업체들은 순수 전기차 부문에서는 크게 뒤처져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9개월 동안 도요타와 산하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차량 270만대를 판매해 전체의 34.7%를 차지했다. 전기차는 도요타와 렉서스 판매량의 약 1%만을 차지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회장은 올해 일본 재계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래에 전기차가 최대 30%의 시장 점유율에 도달하고 나머지는 하이브리드와 수소 차량을 포함한 다른 유형의 차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도요타는 이날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켄터키주 조지타운에서 건설 중인 순수 전기차 공장에 13억달러(1조7천억원)를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고 CNBC와 폭스비즈니스 방송이 보도했다.
이럴 경우 이 공장에 대한 투자는 거의 100억달러(13조2천억원)에 이르게 된다.
도요타 대변인은 켄터키 공장에서는 3열 전기 SUV 차량을 생산하며, 2025년 말에서 2026년 초 사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도요타는 2030년까지 배터리 전기차(BEV)에 350억달러(46조3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켄터키 공장은 이 계획의 일환이다.
도요타의 3열 전기 SUV 차량이 출시되면 현재의 리비안 R1S 및 기아 EV9와 같은 차량과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데, 도요타 대변인은 자체 차량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를 거부했다.
한편, 포드차는 이날 뉴욕 증시 마감 후 기대치를 웃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에도 더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포드의 4분기 매출은 460억달러(61조원)로 시장의 예상치 403억달러(53조3천억원)를 넘었다.
포드는 올해 영업이익이 100억~1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104억달러였다.
실적 호조 발표로 포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약 6% 올라 거래되고 있으며, 한때 9%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0.7% 하락했다.
cool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