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틀' 가결처리 후 개별 법안 표결서 반대…밀레이 "범죄자들" 야당 맹비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아르헨티나 의회의 하원이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이른바 '옴니버스 법안' 주요 개정안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라나시온과 페르필 등 아르헨티나 현지 일간지에 따르면 하원은전날 밀레이 정부의 전반적인 개혁 정책을 담은 옴니버스 법안 주요 개정안을 입법위원회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재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관련 법안을 큰 틀에서 통과시키기로 결정한, 지난 2일의 결정을 사실상 뒤집는 것이다.
하원은 세부 핵심 법안을 개별 표결에 부쳤고, 공기업 민영화를 위해 행정부에 관련 권한을 대거 위임하자는 법안을 비롯해 핵심 법안들은 줄줄이 반대에 부닥쳤다.
이 때문에 하원은 대부분 법안을 위원회에서 다시 검토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고 텔람통신은 보도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당이 우파 계열 야당 의원들 설득에 실패한 게 그 원인이라고 현지 매체는 분석했다.
의원 토론 과정에 여당은 밀레이 정부의 '신속 처리 필요' 입장을 대변하다시피 했고 이에 일부 보수 야당 의원들은 '긴급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하원은 재적 의원 257명 중 여당 소속이 38명에 불과하다.
오스카르 사구 하원 여당 원내대표는 라디오방송 '우르바나'와의 인터뷰에서 "(부결된) 법안 핵심 내용을 별도로 분리해 발의할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탈리아·바티칸을 순방 중인 밀레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옴니버스 법안 등을 통과시키지 않은 하원 의원들을 향해 "그들은 2001∼2002년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축하했던 짐승들과 매우 유사하다"며 "나라를 망치고 있는 범죄자들이 가면을 벗었다"고 맹비난했다.
경제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법안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로, 아르헨티나 주가는 이날 5% 안팎 하락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