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포화지방산이 뇌의 기억 형성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Queensland) 대학 퀸즐랜드 뇌 연구소의 아이삭 아카페 박사 연구팀은 기억 형성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와 분자 메커니즘을 발견, 알츠하이머 치매 등 신경 퇴행 질환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의학 뉴스 포털 뉴스 메디컬 라이프 사이언스가 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뇌 신경세포(뉴런)가 기억을 저장할 때 효소 포스폴리파제 A1(PLA1)이 신호 전달 통로인 시냅스에 있는 단백질(STXBP1)과 상호작용을 통해 포화지방산을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시냅스는 신경세포의 연접부로 다른 신경세포들과 신호를 주고받는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 뇌의 신경세포들은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포화지방산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무엇이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생쥐 실험을 통해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뇌 신경세포의 STXBP1 단백질이 PLA1 효소를 조절해 뇌의 지방산 방출을 조절하면서 시냅스의 신호 교신을 지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STXBP1 단백질과 PLA1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면 유리 포화지방산이 감소하면서 신경 장애를 일으켰다.
연구팀은 유리 포화지방산이 기억 형성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내기 위해 모델 생쥐로부터 PLA1 유전자를 제거한 뒤 신경과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이 생쥐는 기억력이 손상되기 전부터 포화지방산 수치가 다른 생쥐들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PLA1 효소와 이 효소가 방출하는 지방산이 기억 획득에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새로운 사실은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기억 획득 경로를 조절할 수 있다면 알츠하이머 치매 같은 신경 퇴행 질환의 치료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뇌는 지질이 뇌 무게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지방이 가장 많은 신체 부위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분자생물학회 저널(EMBO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