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분기 순익 70%↓…테무 등 경쟁업체에 밀려 성장 둔화 평가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이자 클라우드 분야 선도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250억 달러(약 33조1천600억원)어치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으나 주가는 속절없이 떨어졌다.
7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 그룹은 이날 작년 10~12월 분기 매출이 2천603억 위안(약 47조9천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 2천620억7천만 위안에 약간 못 미친다. 순익은 144억 위안(약 2조6천5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 감소했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구가해온 알리바바가 정체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알리바바는 투자 지분에 대한 시가평가 방식의 변경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유쿠 및 슈퍼마켓 체인 선 아트의 어려움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투자자들을 위해 25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을 승인했다.
알리바바는 이미 중국에서 자사주 매입을 가장 많이 하는 기업으로, 작년에만 95억 달러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오는 2027년 3월 말까지 자사주 환매 규모는 이날 발표한 250억 달러를 포함해 총 353억 달러로 늘어났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알리바바 주가는 뉴욕 주식시장(NYSE)에서 장 시작 전에 5%가량 급등했으나 장이 열리면서 하락세로 반전, 5.87% 급락한 가격에 장을 마쳤다.
알리바바의 실적 부진은 테무 모기업인 핀둬둬(PDD)나 바이트댄스 등 경쟁업체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리바바는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해 여러 분야에 독립 사업체를 만들고 기업 분할도 진행하고 있지만 계획대로 잘되지 않고 있다.
작년에 프레시포 식료품 체인과 차이냐오 물류 부문을 상장할 계획까지 밝혔지만 차이충신(조지프 차이) 알리바바 회장은 어려운 시장 상황으로 인해 이 업체들이 공정한 가치평가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상장 계획을 접었다.
수년간의 공격적인 신사업 확장으로 현재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는 알리바바는 이제 비핵심 보유 자산의 매각을 고려 중이다.
차이충신 회장은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알리바바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소매 업체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주요 분야가 아니며 이런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어려운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는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회사 웨이블렛 스트래티지의 설립자로, 알리바바의 전 매니저였던 아이비 양은 "클라우드 사업을 분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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