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엔씨소프트 실적 부진에 목표주가 줄하향
삼성바이오 재탈환할까…호실적에 목표가 100만∼125만원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한때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로 군림했던 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굴욕을 맛보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시장은 흔한 '매수' 투자의견조차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LG생활건강[051900]의 주가는 약 2년 6개월 전인 2021년 7월만 해도 1주당 178만4천원에 달했다. 2017년 10월 이후 2022년 1월까지 '황제주'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종목이지만 2022년 2월 이후로는 연신 내리막을 걷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LG생활건강의 종가는 30만8천500원. 최근 중국 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화려했던 옛날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게임업계 황제주에 올랐던 엔씨소프트[036570]의 지난 8일 종가는 20만4천500원으로, 3년 전인 2021년 2월의 고점 103만8천원의 5분의 1수준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시장에서는 "슬슬 악재도 지겹다"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문제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작년 4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중국 수요 위축으로 인한 화장품 매출 부진이 재차 확인되자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이 잇따랐다.
NH투자증권[005940]과 키움증권[039490]은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30만3천500원으로 내렸고 신한투자증권도 최근 목표주가를 34만원에서 29만원으로 내려 잡았다. 이들 증권사는 투자의견을 '중립' 또는 '아웃퍼폼'(Outperform·시장수익률 상회)로 내놨다.
엔씨소프트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더욱 매섭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보여주기 위해선 현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구조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며 "주요 고객군이 젊은 세대에 포진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군 커버리지를 약화시킬 리스크"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평가했다. 목표주가 자체를 산정하지 않은 증권사들도 있다.
'황제주' 자리는 코스닥시장의 에코프로[086520]가 지난해 9월 11일(102만6천원)을 마지막으로 왕좌에서 내려온 이후 내내 공석이다.
현재 수치상으로는 태광산업[003240](87만원·이하 8일 종가)이 황제주 복귀에 가장 가깝고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81만5천원), 에코프로(64만8천원)가 뒤를 잇는다.
증권사들은 이중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내면서 엔데믹 전환으로 관련 수혜가 종료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성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상당수 증권사가 이 종목의 목표주가를 100만∼125만원으로 잡고 있어 '황제주 탈환'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점쳐진다.
이차전지 대표 종목으로 지난해 주가가 153만9천원까지 올랐다가 50만원선까지 위협받았던 에코프로도 다시 상승 중이지만 '5대 1 액면분할' 추진 중이어서 황제주와는 거리가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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