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MJ 에너지 생성, 2년 전보다 10MJ 늘어…"욕조 4∼5개 데울 정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 기록이 영국에서 경신됐다.
8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영국 핵융합에너지청(UKAEA)은 세계 최대 핵융합연구장치 제트(JET)로 역대 최대 규모 에너지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유럽 전역에서 참여한 연구진은 지난해 하반기 진행된 실험에서 JET를 5초간 운전해서 69MJ(메가줄)의 에너지를 생성했다. 5초는 JET의 구리 코일이 과열되기 전 한계선이다.
이번에 생성된 에너지양에 관해서 BBC는 "욕조 4∼5개를 데울 정도"라고 표현했고, AFP는 "4만1천 가구에 5초간 전력을 공급할 규모"라고 설명했다.
2년 전 기록은 주전자 60개 분량의 물을 끓일 수 있는 59MJ였다.
핵융합 발전은 태양과 같은 별이 에너지를 내뿜을 때 사용하는 원리와 같아서 '인공태양'으로 불린다.
'중수소와 삼중수소'(DT)가 초고온의 플라스마 상태에서 융합해 헬륨과 중성자가 될 때 질량이 손실되며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플라스마는 고체·액체·기체를 넘어선 제4의 상태다.
태양이 아닌 지구에서 원자들을 융합시키려면 온도와 밀도 조건을 맞춰야 한다.
온도는 태양보다 10배 더 뜨거운 섭씨 1억 도 이상으로 올린 뒤 생성한 핵융합에너지를 이용해 유지해야 하고, 지구는 태양보다 중력이 약하므로 자기장을 이용해서 플라스마를 가둬야 한다.
핵융합발전이 상업적 수준에 도달하면 무한한 청정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요원하다.
JET는 1970년대 말 옥스퍼드 인근에 건설됐으며, 수명이 계속 연장되다가 작년 말 가동이 중단됐다.
JET의 운영 자금은 주로 유럽연합(EU) 원자력 연구 프로그램인 EU원자력공동체(Euratom)가 지원했는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영국은 이 프로그램에서 탈퇴했다.
JET 후속으로 2035년 본격적인 실험 착수를 목표로 하는 핵융합 프로젝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프랑스에 건설 중이지만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ITER 건설에는 EU·미국·중국·인도·일본·러시아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도 지분을 약 9% 갖고 있다.
영국은 잉글랜드 북부 노팅엄셔 지역에 2040년대 가동을 목표로 핵융합발전소 프로젝트(STEP)를 추진하고 있다.
UKAEA의 김현태 박사는 "지난번엔 ITER와 유사한 시설에서 ITER 방식으로 한 실험을 통해 ITER로 가는 방향이 옳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고, 이번에는 최적화를 통해 좀 더 나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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