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스라엘 공격 찬양하자 삭제 압박 커져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미국 소셜미디어 기업 메타는 9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AP·AFP 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성명에서 하메네이가 "우리의 위험한 조직·개인 관련 정책을 반복해서 위반했다"고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메타가 삭제 근거로 제시한 정책은 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로 지정한 인물·단체를 포함해 "폭력적인 임무를 선언하거나 폭력에 관여한 개인이나 조직들이 우리 플랫폼에 존재하는 것을 우리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다양한 위험 조직·개인을 찬양하고 지지하며 대변하는 콘텐츠를 삭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메타는 이번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하메네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를 찬양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메타에 대해 그의 계정을 지우라는 압박이 커졌다.
하메네이는 하마스 공격 직후 한 연설에서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계획한 이들의 손에 입을 맞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란이 자국민의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이용을 금지한 상태에서 메타 측이 하메네이가 이들 소셜미디어를 계속 이용하도록 둔 것도 비판을 받아왔다.
이란은 대선 이후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2009년부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과 왓츠앱 메신저를 차단했다.
하메네이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500만여명에 이른다.
비영리 유대인 단체인 반(反) 명예훼손연맹(ADL)의 조너선 그린블랫은 "하메네이는 폭력적 반유대주의를 선동하고 전투적 반시오니즘을 정당화하며 집단학살 위협을 가하는 데 이들 플랫폼을 수년간 이용해왔다"면서 메타의 계정 삭제 결정을 지지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최고경영자(CEO)는 유대계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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