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이후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 2만8천명 넘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와서 구해주세요, 너무 무서워요."
구조대원에게 애타게 도움을 호소한 뒤 연락이 끊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6세 소녀 힌드 라자브가 10일(현지시간) 북부 가자시티 외곽 텔알하와 지역의 주유소 근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화로 구조 요청 후 연락이 두절된 지 12일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힌드는 지난달 29일 삼촌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가자시티에서 빠져나오다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았다.
함께 차에 타고 있던 다른 가족 5명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고, 힌드는 적신월사에 전화로 구조 요청을 한 뒤 연락이 끊겼다.
적신월사가 힌드를 구하기 위해 당일 파견했던 구조대원 2명도 이날 힌드와 가족들의 시신이 있는 차량 가까이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구조대원이 타고 간 구급차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듯 거의 완전히 타버렸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힌드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며 "힌드와 다른 가족, 구조대원 모두 점령군(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적신월사는 이날 성명에서 "힌드를 구조하기 위해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사전에 조율했음에도 이스라엘군이 고의로 구조대원들을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적신월사 대변인 네발 파르사크는 "마지막 교신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은 '점령군이 그들에게 레이저 광선을 겨눴다'고 말했다"며 이후 총성과 폭발음을 끝으로 교신이 끊겼다고 전했다.
이들의 시신은 힌드를 찾기 위해 이날 가자시티 텔알하와 지역에 간 힌드의 다른 가족들에 의해 발견됐다.
힌드의 할아버지 바하 하마다는 AFP 통신에 "이스라엘군이 오늘 새벽에 철수했기 때문에 텔알하와 지역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간 뒤 이스라엘은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과 지상 작전을 이어왔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117명이 숨져 작년 10월 7일 개전 이후 누적 사망자가 2만8천64명으로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또 152명이 추가로 다쳐 누적 부상자 수는 6만7천611명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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