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보도…"美법무부 '기소 여부 판단시 유죄 가능성 토대로 판단' 요구"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고 한 특검 보고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유죄 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요구하는 법무부의 규칙이 특검 보고서에 기억력 문제가 언급된 배경이 됐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문제가 불거졌던 지난해 1월 한국계인 로버트 허 메릴랜드주 연방검찰청 검사장을 특검으로 임명했다.
법무부 내규에 따라 특검은 수사 뒤 법무부 장관에게 기소 여부에 대한 결정을 설명하는 보고서를 낸다. 다만 현직 대통령은 형사 기소되지 않는다.
법무부는 내규에서 특검에게 유죄를 받을 합리적 가능성을 토대로 기소 여부 문제에 대해 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비 아이젠버그 전 연방검사는 WP에 전했다.
허 특검과 메릴랜드주에서 같이 일했던 아이젠버그 전 검사는 "허 특검은 가정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유죄를 받을 가능성이 큰지 여부에 대한 평가를 보여주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보고서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특검은 8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이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소됐을 때 스스로를 '악의가 없는, 기억력이 나쁜 노인"으로 묘사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배심원단이 바이든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위법 행위를 했다기보다는 실수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공화당 당적이기는 하지만 허 특검이 그동안 정치적 언행을 자제했다는 평가도 법무부의 내규 때문에 보고서에 바이든 대통령 기억력 문제가 포함됐다고 유추할 수 있는 이유로 꼽힌다. 허 특검은 동료들로부터 공정하며 비정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특검보고서는 법무부가 불기소 결정할 경우 그에 대한 문서를 공개하지 않는 것과도 대조를 이룬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다만 다른 형사 사건과 달리 특검 수사에 대한 보고서의 경우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을 수사해온 로버트 뮬러 특검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투명성을 강조하고 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됐음을 보여주기 위해 보고서가 공개되게 된 것이다.
한편 바이든 캠프는 특검이 불기소 결정을 내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한 것에 대해 "근거가 없고 부정확·부적절하다"면서 허 특검의 정치적 의도를 공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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