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에 '혹' 된 네타냐후…"더는 '생산적 파트너'로 안봐"
재선가도에 리스크 확대…커지는 이상기류, 두 사람 루비콘강 건너나
네타냐후, 미국 설득에도 전쟁 강행…'민간인 밀집' 라파 공격 화 돋워
백악관 내부, '네타냐후, 정치적 목적에 전쟁 이용' 의구심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의 설득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강행하면서 그에 대한 미국 측의 불신이 날로 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와 외부 자문위원 등 19명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을 둘러싼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깊다고 전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더 이상 네타냐후 총리를 생산적인 파트너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측근 일부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층 강경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과도하다"며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했고, 그들은 죽어가고 있다. 이는 중단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이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랫동안 사석에서 말한 내용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에 더 많은 구호품을 제공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쌓은 장애물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에 대한 공개 비판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는 그가 이스라엘에 대해 '본능적인 애착'을 가진 데다 네타냐후 총리와 오랜 기간 형성한 친밀한 관계가 작용한 결과라고 일부 참모들이 설명했다.
이들 참모는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반유대주의에 맞서는 보루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식을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로 지불해야 할 '정치적 비용'이 불어나면서 고심은 깊어졌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무슬림·아랍계 유권자들과 젊은층, 유색인종 유권자들 사이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아랍계 미국인의 지지는 40%포인트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한 태도는 미국 측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7일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마련한 휴전 협상안에 대한 하마스의 역제안을 거부하며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하마스의 터무니 없는 요구에 항복하는 것은 인질 석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고, 또 다른 학살을 불러올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 발언이 나온지 몇 시간만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직격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인들의 인간성이 말살됐고 그 뒤 인질들이 매일 같이 인간성을 말살당하고 있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을 비인간화하는 면허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네타냐후 총리가 강행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공격은 미국 측의 화를 더욱 돋웠다.
라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140만 명이 몰려있는 곳이다. 이는 가자지구 인구 240만 명의 절반을 넘는 수다.
미국은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이스라엘의 작전에 반대했지만, 이스라엘은 현지시간으로 12일 새벽 결국 이 지역을 때렸고, 하마스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5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라파 타격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오전 통화를 하고 라파에 대한 군사 작전은 100만 명이 넘는 거주민에 대한 대피 및 안전이 확실히 담보되기 이전에는 진행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라파 지상전 반대에 미국 방송에 나와 "전쟁에 지자는 소리"라고 공개 항변했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국내적으로 총리직 퇴진 압박을 받는 가운데,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다른 대안들을 배제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추구하는 '두 국가 해법'에도 반대하고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또한 이들은 하마스 조직의 3분의 2를 파괴했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도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실질적 압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조건을 붙여야 한다는 견해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을 조건 없이 지원하는 한 어떤 수사적 변화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에게 '백지수표'를 주지 않기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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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가도에 리스크 확대…커지는 이상기류, 두 사람 루비콘강 건너나
네타냐후, 미국 설득에도 전쟁 강행…'민간인 밀집' 라파 공격 화 돋워
백악관 내부, '네타냐후, 정치적 목적에 전쟁 이용' 의구심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의 설득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강행하면서 그에 대한 미국 측의 불신이 날로 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와 외부 자문위원 등 19명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을 둘러싼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 깊다고 전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더 이상 네타냐후 총리를 생산적인 파트너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측근 일부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층 강경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과도하다"며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했고, 그들은 죽어가고 있다. 이는 중단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이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랫동안 사석에서 말한 내용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에 더 많은 구호품을 제공하는 데 깊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쌓은 장애물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에 대한 공개 비판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는 그가 이스라엘에 대해 '본능적인 애착'을 가진 데다 네타냐후 총리와 오랜 기간 형성한 친밀한 관계가 작용한 결과라고 일부 참모들이 설명했다.
이들 참모는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반유대주의에 맞서는 보루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식을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로 지불해야 할 '정치적 비용'이 불어나면서 고심은 깊어졌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인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무슬림·아랍계 유권자들과 젊은층, 유색인종 유권자들 사이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아랍계 미국인의 지지는 40%포인트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에 대한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한 태도는 미국 측의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7일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마련한 휴전 협상안에 대한 하마스의 역제안을 거부하며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하마스의 터무니 없는 요구에 항복하는 것은 인질 석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고, 또 다른 학살을 불러올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 발언이 나온지 몇 시간만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직격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인들의 인간성이 말살됐고 그 뒤 인질들이 매일 같이 인간성을 말살당하고 있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을 비인간화하는 면허가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네타냐후 총리가 강행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공격은 미국 측의 화를 더욱 돋웠다.
라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140만 명이 몰려있는 곳이다. 이는 가자지구 인구 240만 명의 절반을 넘는 수다.
미국은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이스라엘의 작전에 반대했지만, 이스라엘은 현지시간으로 12일 새벽 결국 이 지역을 때렸고, 하마스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5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라파 타격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오전 통화를 하고 라파에 대한 군사 작전은 100만 명이 넘는 거주민에 대한 대피 및 안전이 확실히 담보되기 이전에는 진행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라파 지상전 반대에 미국 방송에 나와 "전쟁에 지자는 소리"라고 공개 항변했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개인적 목적을 위해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국내적으로 총리직 퇴진 압박을 받는 가운데,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다른 대안들을 배제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추구하는 '두 국가 해법'에도 반대하고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또한 이들은 하마스 조직의 3분의 2를 파괴했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에도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실질적 압박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조건을 붙여야 한다는 견해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작전을 조건 없이 지원하는 한 어떤 수사적 변화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네타냐후 총리에게 '백지수표'를 주지 않기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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