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엘리자베스호 대신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 투입…막판 일정 취소 후 하루 뒤 떠나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냉전 후 최대 규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훈련에 참여하려던 영국 해군의 첨단 항공모함 두 척이 잇따라 출항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항모 'HMS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는 12일(현지시간) 낮 포츠머스 해군기지에서 나토 훈련이 열릴 북극해를 향해 출항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이 항모는 당초 전날 출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교통 차단 등 항모 출항 전 절차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막판에 일정이 취소됐다.
당시 항모 출항을 보려고 모였던 수백명은 허탕 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는 이달 말부터 노르웨이 북극해에서 열리는 나토 '스테드패스트 디펜더'(Steadfast Defender·확고한 방어자) 훈련에서 24개국 이상에서 온 전함 40여척을 지휘할 예정이다.
영국은 배수량 6만5천t 규모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 기함 두 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애초 훈련에는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가 아니라 자매함 'HMS 퀸 엘리자베스'호가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퀸 엘리자베스호는 지난 4일 출항 직전 최종 점검에서 오른쪽 프로펠러축 결합부(샤프트 커플링)에 이상이 발견돼 훈련 참여 자체가 취소됐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도 2022년 미·캐나다 합동 훈련을 위해 출항했으나, 곧 프로펠러축이 고장 나 9개월간 수리를 받았다.
국방부 대변인은 두 항모의 문제는 서로 별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퀸 엘리자베스호는 2017년 시험운항 중 고장으로 선체 하부가 침수되는 일도 있었다.
영국에선 안보 이슈가 첨예해지는 가운데 항모가 모두 항구에 묶인 상태가 되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국방부 대변인이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는 적절한 조류와 기상 조건에 따라 곧 출항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영국 항모는 조류와 날씨가 좋을 때만 항해할 수 있다는 말이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퇴역한 크리스 페리 해군 소장은 BBC 인터뷰에서 "우리 항모들이 믿을 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가 정비 중이었기 때문에 시스템과 장비를 준비하는 게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 톰 투건하트 부장관은 12일 L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나가 있어야 할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가 항구에 정박해있다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국방부 제임스 히피 부장관은 지난달 말에는 미국으로 돌아가는 미국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를 대신해 자국 항모를 홍해로 파견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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