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날 수 있는 날개와 날지 못하는 날개의 깃털 차이 규명"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날 수 있는 새와 공룡의 날개는 날지 못하는 새·공룡 날개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미국 연구진이 날 수 있는 새는 날개에 비대칭 주깃털(primary feather)이 9~11개 있고, 이를 적용하면 깃털 공룡의 비행 가능 여부와 깃털 진화 과정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미국 필드박물관 요제프 키아트·징마이 오코너 박사팀은 13일 과학저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박물관에 소장된 새 표본 수백마리를 조사해 날 수 있는 새들의 깃털에 공통으로 있는 특성들을 발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 조류는 6천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 때 살아남은 공룡의 후손이다. 페나랍토르 등 일부 공룡은 소행성 충돌 훨씬 전부터 깃털과 비행 능력을 진화시켰다.
연구팀은 새들은 대부분 날 수 있고 펭귄·타조처럼 날지 못하는 새들은 날지 않아도 되는 생활 방식으로 진화했지만, 날 수 있는 새와 날지 못하는 새의 날개와 깃털 차이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게 많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공룡의 비행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전 세계 박물관에 보존된 조류 346종의 표본에서 날개와 깃털의 형태와 수 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벌새와 매, 펭귄과 펠리컨의 날개와 깃털을 조사하던 중 날 수 있는 종들 사이에서 일관된 특징을 몇 가지 발견했다.
날 수 있는 새들은 공통으로 깃축을 중심으로 좌우가 비대칭인 깃털이 있으며, 날개 끝에 있는 비대칭 주깃털 숫자가 9개에서 11개 사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날지 못하는 펭귄은 주깃털이 40개가 넘고, 타조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날지 못하는 호주산 새인 에뮤는 깃털이 하나도 없다.
연구팀은 이런 '규칙'을 공룡에 적용하면 공룡이 어떻게 처음 나는 능력을 진화시켰는지, 어떤 공룡이 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규칙을 깃털 공룡 35종과 멸종 조류 화석 65개에 적용한 결과, 깃털 공룡의 팔/날개 뼈와 목-가슴 사이 V자형 뼈인 위시본 크기와 모양, 보존된 깃털의 형태 등을 통해 어떤 종이 능동 비행을 할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오비랍토르 같은 공룡과 현대 유럽산 집참새 등의 공통 조상으로 알려진 페나랍토르 그룹은 깃털이 있지만 형태가 대칭형이어서 날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벨로키랍토르도 깃털은 있었지만 날지는 못했다.
또 다른 깃털 공룡인 카우딥테릭스는 주깃털이 9개였지만 깃털이 거의 대칭형이어서 비행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조새(Archaeopteryx)와 현대 조류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지만 날개가 4개 달린 마이크로랍토르 등은 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1억6천만~1억2천만년 된 화석에서 깃털이 붙어있는 팔뼈 길이와 깃털 수, 깃털 형태 같은 특성을 추적해 깃털의 초기 진화 역사를 연구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공룡 비행 기원 논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코너 박사는 "과학자들은 최근에야 새만이 날 수 있는 공룡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공룡의 비행이 단 한 번 진화했는지, 여러 번 진화했는지에 대한 논쟁도 있다"며 "이 결과는 공룡에서 비행이 한 번만 진화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공룡 비행에 대한 이해는 시작 단계이고 깃털 날개 진화의 초기 단계 중 일부를 놓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며 "이 연구는 진화 과정 이해를 높이려면 다양한 출처의 지식을 통합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 출처 : PNAS, Jingmai O'Connor et al., 'Functional constraints on the number and shape of flight feathers', http://dx.doi.org/10.1073/pnas.2306639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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