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CPI 앞두고 혼조세…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 변경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지난 8일 한국 증시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랠리'에서 소외됐던 코스닥 종목들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매기(買氣)가 확산하면서 코스피, 코스닥 모두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10.74포인트(0.41%) 오른 2,620.32로 장을 마쳤으며 코스닥도 14.66포인트(1.81%) 오른 826.58에 장을 마쳤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저PBR 업종 중 지주사 종목의 차익실현, 반도체 업종 순환매가 나타난 가운데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지속됐다"며 "SK하이닉스[000660]와 TSMC의 인공지능(AI) 동맹 기대에 관련주가 집중된 코스닥 반도체 업종이 상승하면서 특히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설 연휴 후인 13일 국내 증시가 저PBR종목 중심으로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 금리, 달러화 반등으로 외국인 수급이 위축될 경우 저PBR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돼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이달 중 한국형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과 방침이 공개된다는 점도 심리적 부담 요인으로,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실제 내용이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은 작아진 상황에서 저PBR주 하방 압력 크기가 순환매로 인한 소외주들의 반등보다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 금리, 달러가 하향 안정화되면 제조업·성장주 중심의 순환매가 전개될 수 있으나, 저PBR주 하방 압력과 성장주 간 시소게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코스피 반등 탄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코스피 추세 반전보다 업종별 대응 전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공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유입되며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3% 오른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09%, 0.30% 내렸다.
시장은 1월 CPI가 전년 대비 2.9% 올라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1월 CPI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가 고공행진한 것은 매크로 환경의 변화보다 미국 기업의 실적 모멘텀의 힘이 컸다"며 "다만 여전히 채권 금리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는 비우호적인 상황이며, 채권 금리 반등 등 금융시장의 변화가 언제든 균열을 가할 수 있다는 경계 심리가 유효한 상태"라고 짚었다.
이어 "설 연휴 직후 발표되는 1월 CPI 등 물가지표는 전반적으로 디스인플레이션 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줄 것으로 보이나, 12월 CPI 발표 당시부터 1월 물가 하락 기대가 유입됐기 때문에 현재 1월 CPI가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하회하는 결과가 아니라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 변경 결과가 발표되는 만큼 종목에 새로 편입된 종목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한진칼[180640]이 종목에 신규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에코프로머티[450080]에 대해서는 '편입 실패'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며 "알테오젠,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심사 대상기간 시가총액이 기준치를 하회하면서 편입에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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