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하기로 협정을 맺은 대륙붕 7광구가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의 뜨거운 감자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일본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지난 9일 무소속 오가타 린타로 의원의 협정 기한 만료에 대한 질문에 "재교섭을 포함해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절히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해양법 규정이나 국제 판례에 비춰 중간선을 바탕으로 경계를 확정하는 게 공평한 해결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고도 밝혔다.
만일 일본 정부가 중간선을 기초로 7광구의 영유권을 주장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일본과 가까운 해역인 7광구의 대부분은 일본 쪽으로 넘어가게 될 우려가 있다.
협정 체결 당시와는 달리 1982년 유엔 해양법 협약이 만들어지고 그 뒤 국제판례도 중간선을 기본으로 경계를 정하는 추세인 만큼 협정 기한이 종료되면 일본 정부가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박정희 정부 시절 당시에는 국제법 판례상의 '대륙 연장론'에 입각해 7광구에 영유권을 선언하고 개발을 도모했으나 일본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영유권 문제를 잠정 보류하고 50년간의 기간을 설정해 공동 개발하기로 협정을 맺었다.
당시 맺은 협정은 1978년 발효해 2028년 6월 22일 종료된다.
협정 만료 3년 전부터는 재교섭을 요청할 수도 있어 일본 정부가 중간선에 의한 영유권 설정을 주장하고 나서면 당장 내년부터도 양국 간 분쟁이 가시화될 수 있다.
질문을 한 오가타 의원은 일본 서쪽 동중국해의 무인도인 히젠토리시마(鳥島)를 기점으로 해서 중간선 원칙에 따라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7광구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이 매장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때 한국에 산유국의 꿈을 갖게 하기도 한 해역이다.
하지만 일본은 협정 체결 후 공동 탐사와 개발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 사이에 시간만 흘러 이제는 협정 적용 시한이 불과 4년만 남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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