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군, 점령지에서 스타링크 사용" 계속 주장
러시아 피격 차단 이어 다시 이적행위 논란에 휘말리나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통해 러시아군을 돕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 때문에 난처한 입장에 몰렸다.
러시아군을 공격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통신망을 차단한 데 이어 러시아군이 스타링크를 전쟁터에서 활용한다는 정황까지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점령지에서 스타링크를 활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13일 이들이 아랍 국가를 통해 스타링크 단말기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 소속 남성들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스타링크 단말기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한편, 아랍 측이 러시아에 와이파이 등을 제공한다고 언급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을 입수했다는 설명이다.
머스크는 우선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로 러시아군을 돕는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지난 11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스페이스X가 러시아에 스타링크 단말기를 판매했다는 가짜 뉴스가 다수 보도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아는 한 러시아에 직간접적으로 판매된 스타링크 (단말기)는 없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 측도 러시아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통해 스타링크 단말기를 입수했다는 주장과 관련, 두바이에서는 단말기를 얻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는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단 머스크와 스페이스X 모두 러시아군이 두바이가 아닌 다른 국가를 거쳐 스타링크 단말기를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된다.
머스크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전쟁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해 러시아 해군 함대를 기습하려는 우크라이나군의 스타링크 통신망을 일시 차단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도 그에게 불리한 정황이다.
아울러 머스크는 그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켰다고 WSJ은 전했다.
예컨대 그는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정식 인정하고, 2022년 2월 개전 이후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유엔 감독 아래 재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가 우크라이나 측 반발에 부딪혔다.
다만 WSJ은 러시아군의 스타링크 사용에 대한 의혹과 관련, 단말기를 러시아군이 활용하고 있는지 스페이스X가 구별하는 건 어렵다고 전했다.
특정 지역 내 스타링크 사용자를 추적할 수는 있지만 사용자 신상을 파악하는 건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전문가 측도 무선 인터넷 단말기 특성상 기존 허가된 위치를 벗어난 곳에서도 스타링크 신호 수신이 가능할 수 있다고 봤다.
이와 관련, 스페이스X는 지난주 허가받지 않은 당사자가 스타링크 단말기를 활용한다는 주장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해 사실로 확인되면 해당 단말기를 비활성화하겠다고 예고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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