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프라테스 강 유입시 환경재앙…유입 막기 위해 하천 폐쇄"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튀르키예의 한 금광에서 13일(이하 현지시간) 산사태가 발생, 광부 최소 9명이 매몰됐다고 당국이 밝혔다.
AP·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께 튀르키예 동부 에르진잔주의 조플레르 노천 금광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광부 9명이 연락이 두절됐으며 이들은 "지하에 매몰돼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알리 예를리카야 내무장관이 밝혔다.
예를리카야 장관은 산사태가 금광에서 퍼낸 토사 더미와 관련돼 있다고 국영 TRT 뉴스에 말했다.
특히 문제의 토사에는 금 추출 과정에서 발생한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물(청산가리)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환경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질학자 술레이만 팜팔은 산사태를 일으킨 토사가 금 추출 과정을 거쳐 시안화물 등 위험물질을 함유하고 있을 수 있다고 현지 하베르튀르크 방송에 경고했다.
그는 토사가 "유프라테스 강에 섞여 들어가면 모든 생명체가 끝장날 수 있다. 유프라테스 강에 닿지 못하게 긴급하게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프라테스 강은 튀르키예와 시리아, 이라크를 지나는 서아시아 최대의 강 중 하나여서 시안화물에 오염될 경우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전문가들과 현지 관리들도 흙에 시안화물이 함유돼 있어 구조 작업이 한층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독립광업노조 대변인 바사란 악수는 "시안화물이 든 토사가 무너졌다"면서 구조 작업에 전문 장비가 필요하다고 현지 매체에 밝혔다.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되자 환경부는 광산을 지나가는 하천 하나를 차단해 강으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밝혔다.
함자 아이도그두 아에르진잔 주지사도 "현재로서는 (시안화물) 유출은 없다"면서 토사가 "유프라테스 강으로 유출되지는 않았다. 이번 산사태 외의 다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 금광은 2020년에도 시안화물이 유프라테스 강으로 유출되는 사고를 일으켜 폐쇄됐다가 2년 뒤 운영업체가 벌금을 물고 정화 작업을 마치고 나서 운영을 재개한 전력이 있다고 AP는 전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당국의 확인을 거치지 않고 정확성이 보장되지 않은"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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